푸른숲출판사
도서정보
[라임 청소년 문학 033]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루스 화이트
2018. 04. 30
9,800원
규격외 변형 / 200페이지
9791189208004

1997년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선정 ‘올해 최고의 책’
퍼블리셔스 위클리 선정 ‘올해 최고의 책’
뉴욕공립도서관 선정 ‘10대를 위한 최고의 책’
미국도서관협회(ALA) 선정 ‘청소년을 위한 최고의 책’
 
가슴 깊은 곳에 슬픔을 간직한 두 아이가 아픈 진실을 받아들이고
세상을 마주 보며 자신의 본래 모습을 발견해 나가는 이야기!

 
 
출간의 의의
1997년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을 만나다!
이 책이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건 1996년이다. 벌써 20년이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중학교에서는 지금도 이 책을 수업 시간에 토론 교재로 즐겨 쓴다고 한다. 국어 교사가 독서 지도안을 만든 뒤, 학생들과 함께 작품의 주제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나누고, 또 당시의 사회적 배경과 등장인물의 성격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토론을 벌인다는 것이다. 긴긴 세월 동안 그런 수업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한 힘은 과연 무엇일까?
일단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은 뉴베리 아너 상, 미국도서관협회 선정 ‘청소년을 위한 최고의 책’, 뉴욕공립도서관 선정 ‘10대를 위한 최고의 책’과 ‘함께 읽고 토론할 만한 책 100선’, 국제독서협회(IRA) 선정 ‘교사들이 선택한 도서’, 보스톤 글로브-혼북 선정 ‘올해의 최고의 책’, 퍼블리셔스 위클리 선정 ‘올해 최고의 책’,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선정 ‘올해 최고의 책’ 등, 하나하나 읊기에도 숨이 가쁠 만큼 화려한 수상 및 선정 이력을 가지고 있다.
혹시 1997년에 뉴베리 상 선정 위원회가 밝힌 심사평에서 그럴 만한 이유를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청소년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문학성이 아주 빼어나다는 거다. 남다른 상처를 가진 두 아이의 심리 상태와 변화 과정을 아주 훌륭하게 묘사해 냈을 뿐 아니라, 복잡하고 예민한 주제와 소재들을 절묘하게 버무려 자못 흥미롭게 풀어냈다. 문장문장마다 풍부한 감성이 살아 숨 쉬는 이 작품을 통해, 어른과 아이의 미스터리한 심리 세계를 탐험해 보기 바란다. -뉴베리 상 선정 위원회
 
자, 그러면 작품 속으로 들어가 그 비밀의 힘을 찾아보도록 하자.
 
 
이 책의 특징
진실을 마주하는 용기, 그것을 딛고 오늘도 성장해 나가는 아이들
올해 열네 살이 된 집시 리마스터는 다섯 살 때 아버지를 끔찍한 사고로 잃고, 엄마랑 새아빠랑 버지니아 주의 콜스테이션에 살고 있다. 마을에서 집시는 ‘이쁜이’로 통하며, 길게 늘어뜨린 금발 머리는 트레이드마크나 마찬가지다. 밤에 자다가 악몽을 꾸는 것만 빼면 집시의 일상은 흠 잡을 데 없이 평온하다.
그런데 어느 날, 이모인 벨 프레이터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마을에는 각종 루머가 떠돌고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지만 별다른 단서를 발견하지 못한 채 끝내 미결로 남는다. (벨은 콜스테이션에서 제일가는 미인이었던 언니(집시의 엄마)에게 늘 열등감을 느낀 채 살았다. 첫눈에 반해 사랑의 감정을 나누었던 아모스 리마스터를 언니에게 빼앗긴 뒤 극도로 참담한 심정이 되어 집을 나갔다가, 술집에서 마주친 광부와 즉흥적으로 결혼해 우드로를 낳았다. 그 뒤로 벨은 콜스테이션 부근의 오두막집에 살면서 친정과는 거의 왕래를 하지 않았다.)
벨 이모가 실종되고 나서 몇 달 뒤, 우드로가 외할아버지네 집으로 이사를 온다. 가족들은 우드로를 따뜻하게 맞아 주고, 집시는 우드로와 금세 친해진다. 우드로는 상상력이 풍부한 소년으로, 자기 엄마의 실종 사건에 대해 궁금해하는 집시에게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즉, 자기네 집 근처에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이 있는데, 엄마가 그 문을 지나 다른 세계로 가 버렸다는 것이다. 집시와 우드로는 함께 영화도 보고 장난도 치며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에 집시의 친아빠가 자살했다는 사실이 까발려진다. 아빠는 집시가 다섯 살 때 소방서에서 봉사 활동을 하다가 심각한 화상을 입고 우울증을 앓다가 권총으로 자살했다. 콜스테이션 최고의 미인을 아내로 둔 그에게는 화상으로 추악해진 자신의 얼굴이 죽음보다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
집시는 아버지의 자살 현장을 맨 처음 목격했지만, 엄청난 충격을 받아 당시의 기억을 상실한 채로 지내왔다. 그리고 엄마는 집시가 상처를 받지 않도록 아버지가 화재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고 거짓말을 해 왔다. 순간, 집시는 자신이 악몽 속의 괴수가 바로 피로 범벅된 아버지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워서 잊을 수밖에 없었던 진실을 마주한 집시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오랫동안 길러 온 머리카락을 가위로 싹둑싹둑 잘라 버린다. 엄마가 집요하리만치 집시에게 긴 머리를 고집했던 이유가 바로 아빠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은 엄마의 실종과 아빠의 자살이라는 상처를 가진 두 아이가 아픈 진실을 받아들이고 당당히 세상을 마주하며 자신의 본래 모습을 찾아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통스런 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아이들의 심리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우정, 그리고 힘겨운 시간을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는 가족의 사랑 등이 아름답게 그려진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토론하기 좋은 책!
사실 ‘남다른 상처를 가진 두 아이’는 성장 소설에서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 소재이다. ‘아픈 진실을 어렵사리 받아들이고 세상을 마주하는 용기를 내어 자아 찾기에 나선다’는 중심 줄기 역시 얼핏 봐서는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 작품이 20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계속해서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아마도 주인공들이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와 그것을 통해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색다름’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드로 엄마의 실종 사건으로 시작되는 도입부는 마치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듯 침을 꼴깍꼴깍 삼키게 하고, 날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우드로의 상상력은 혀를 내두르게 하며, 친아빠의 죽음을 목격한 충격으로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는 집시의 내면을 추적하는 과정은 너무도 세심해서 읽는 이의 마음에 아프게 사무친다.
또한 섬세한 언어로 묘사되는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과 계절의 변화는 두 아이의 마음속에 서로 다른 형태로 똬리를 틀고 있는 상처가 자연스레 녹아 흐르도록 하는 데 통로 같은 구실을 한다. 뿐만 아니라 우드로와 집시, 집시와 새아빠, 우드로와 외할아버지가 나누는 말 한마디 한 마디마다 감정의 변화를 정밀하게 담아내어 그야말로 책을 읽는 내내 언어의 미학을 한껏 맛보게 한다.
그중에서도 차마 남들 앞에 드러내지 못해서 꽁꽁 감추어 두었던 두 아이의 속내를 어렵사리 들추어내어서 끝끝내 스스로 마주하게 만드는 과정은 가히 압권이라 할 만큼 감동적이다. 그야말로 문학 작품의 참 묘미를 고스란히 맛보게 해 주는 작품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순간, 가장 밝게 빛난다
우드로와 집시는 감당하기 힘든 진실 앞에서 처음엔 이야기를 꾸며 내고 거짓 믿음을 만든다. 그러나 회피가 더 큰 고통을 안겨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힘겹지만 순순히 진실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한다. 서로를 의지하며 용기를 내어 아픈 진실을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 진실이란 것은 감내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그리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 고통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진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는 또 하나의 주제는 틀에 맞추어 사람을 평가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는 것이다. 작가는 벨 프레이터의 삶과 집시의 고민을 통해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의 고유한 빛을 존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울러 타인의 시선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자기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낄 때 가장 빛나는 사람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정신적으로 한층 더 성숙해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면에서 치열한 전쟁을 치르며 성장해 나가는 청소년들의 기특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작품 전반에 흐르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 덕분에 이야기가 빠른 호흡으로 전개되는 데다,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주인공들의 상처와 대비되어 그 아픈 마음들이 더욱 애틋하게 다가온다. 작가는 경쾌함과 진지함,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시선을 통해 웃음과 감동의 절묘한 어울림을 선사한다.

저자 : 루스 화이트
저자 루스 화이트는 미국 버지니아 주의 탄광 도시인 화이트우드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대학에서 영문학과 도서관학을 전공한 후,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등에서 교사와 사서로 일했다. 지금은 펜실베이니아에 살면서 청소년을 위한 책을 쓰는 데 몰두하고 있다.
버지니아에서 살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바탕으로 쓴 청소년 소설 《향기로운 골짜기》와 《수양버들》이 미국도서관협회(ALA)의 ‘주목할 만한 책’과 ‘청소년을 위한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그 후에 발표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은 1997년에 뉴베리 아너 상을 수상하는 것을 시작으로, 미국 도서관 협회 ‘청소년을 위한 최고의 책’,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과 퍼블리셔스 위클리에서 ‘올해 최고의 책’으로 뽑히는 등 각종 추천 기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요즘도 미국 현지의 중학교에서 토론 수업의 주요 도서로 널리 쓰이고 있다.

역자 : 김세혁
역자 김세혁은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두 아이의 아빠로서 어린이·청소년 책에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세상의 모든 동물들이 자유롭게 살아가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이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옮긴 책으로 《시간 사용법》과 《우리 몸은 대단해!》 《너는 누구니?》 《어니스트 시턴의 아름답고 슬픈 야생 동물 이야기》 등 여러 권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시집 속에 숨겨진 비밀
계집애와 사팔뜨기
둘만의 비밀 아지트
두 세계가 만나는 곳
우리 학교 유명 인사
오래된 악몽
난 새아빠가 싫어!
너네 엄마도 사팔뜨기니?
예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
천사의 얼굴
아무도 나를 보지 않아
숨겨진 진실
내 안의 검은 구멍
죄를 먹는 사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밤





시집 속에 숨겨진 비밀 
이 작품의 화자인 나, 집시 아뷰터스 리마스터는 버지니아의 탄광 마을인 콜스테이션에 살고 있다. 그지없이 평온하던 마을이 이모 ‘벨 프레이터’의 실종 사건으로 발칵 뒤집힌다. 어느 날 새벽,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벨 이모의 실종을 두고 마을 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추측을 늘어놓는다.
 
이모부 말로는 벨 이모가 맨발에 얇은 잠옷만 걸친 채 사라졌다고 했다. 실제로 이모의 신발 두 켤레와 옷은 제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나쁜 일을 당했다거나 서둘러 뛰쳐나간 듯한 흔적도 없었다. 게다가 일단 어디로든 가려면 그 황량한 비탈길을 걸어 내려가야만 했다. 만약 그랬다면 맨발에 잠옷 차림의 이모가 사람들 눈에 띄지 않았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 그 어느 곳에도, 심지어 대문가 진흙땅에도 새로 생긴 발자국은 보이지 않았다. 다락방에서 자고 있었던 우드로 역시 아무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했다.
우리 마을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소문이 퍼지기가 무섭게 온 마을이 술렁였다.
누군가가 말했다.
“아니, 사람이 자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게 말이 돼?”
또 누군가는 이렇게 수군거렸다.
“쯧쯧, 머지않아 숲속 어딘가에서 주검으로 발견되겠군.”
“저 아래쪽에 차를 세워 두고 몰래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겠지.”
“그건 아니야. 그날 아침에 낯선 차가 들어오는 걸 본 적이 없거든.
시집 속에 숨겨진 비밀 9
만약 그랬다면, 하다못해 멀리서 차 소리라도 들은 사람이 있었을 거 아냐?”
“하긴 뭐…….”
연방 엉뚱한 상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8~9쪽에서
 
별다른 실마리도 없이 시간이 흐르고, 몇 달 뒤 벨 이모의 아들인 우드로가 우리 집 옆의 외할아버지 댁으로 와서 살게 되었다. 우드로는 정말이지…… 나와는 너무 달랐다. 
우드로는 변변한 수도 시설조차 없는 분지의 맨 꼭대기에 살았기에 나와는 다른 학교에 다녔다. 어쨌거나 우리는 나이가 같았다. 똑같이 열네 살이었다.
하지만 그것 말고는 딱히 공통점이 없었다. 우드로는 굼뜨고 덜떨어진 데다 늘 자기 아빠나 러셀 삼촌에게서 물려받은 촌스러운 옷을 입고 다녔다. 열 살 무렵엔가 우드로가 우리 집에 온 적이 있는데, 바지가 너무 커서 흘러내리지 않게 하려고 끈으로 허리를 질끈 묶고 있었다. 그때 우드로는 정말이지 우스꽝스러워 보였다. 아마 자신도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마침 그날이 생일이었던 나는 프릴이 달린 파란색 원피스에 에나멜 가죽 슬리퍼를 신고 있었으니까.
어느 해인가 크리스마스에도 본 적이 있었다. 그날은 귀까지 다 덮을 정도로 큰 모자를 쓰고 있었다. 우드로는 그 볼품없고 낡아 빠진 모자를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했다. 그리고 이건 정말 말하고 싶지 않은 사실인데……, 우드로는 사시였다. 알이 아주 두꺼운 안경을 끼고 있는 데다, 가끔씩은 누구를 보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가 없어서 매우 혼란스러웠다. -11~12쪽에서
 
 
두 세계가 만나는 곳
나는 어느 날 새벽에 홀연히 사라진 벨 이모에 대한 궁금증을 참을 수가 없다. 그래서 우드로에게 대놓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아리송한 말만 내뱉을 뿐 속 시원히 대답을 해 주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한밤중에 나무집에서 몰래 만나 우드로가 벨 이모의 실종에 관련해서 뭔가를 알고 있다고 고백하지 않는가?
 
“전에 엄마가 《스물다섯 번째 남자》라는 책을 읽어 준 적이 있어. 앨커트래즈 교도소(미국 샌프란시스코 만의 작은 섬에 있던 교도소로, 중범죄자들을 수감했다.)에 실제로 갇혀 있는 사람의 이야기야. 에드 모렐이라는 사람인데, 간수들하고 사이가 무척 나빴대. 모렐이 너무 똑똑해서 그렇다나.
어쨌든 그 사람이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간수들은 구속복(정신병자나 흉악범이 자해하거나 난폭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만든 옷)을 입혔어. 인간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형벌이었지. 구속복이 몸을 너무 세게 옥죄어서 죽어 버린 사람도 있었대.
그런데 어느 날인가, 엄마가 그 구속복 이야기가 나오는 대목을 큰 소리로 읽어 주다가 갑자기 이렇게 말하는 거야. ‘그 사람 기분을 알 것 같아. 나도 지금 구속복을 입고 있거든. 너무 꽉 죄어서 죽을 것만 같아.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어. 숨을 쉴 수도 없고. 여기에서 빠져나가고 싶어.’라고 말이야.”
우드로는 잠시 가만히 있었다. 어디선가 올빼미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64~65쪽에서
 
 
예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
친구들과 함께 나무집 근처의 시냇가에 불을 피워 놓고 놀던 날, 같은 반인 버즈 오즈번이 우드로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을 시샘한 나머지 우드로의 신체적인 약점을 들먹였다. 다음 날, 나는 외할아버지에게 외모가 그렇게 중요한 거냐고 물었다. 외할아버지는 외모와 마음은 상관없는 것이지만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외할아버지는 그저 옛날 사람 누구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생김새란 건 말이다, 말 그대로 그냥 생김새일 뿐이지 진짜 모습이 아니야.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정말 예쁘장하게 생긴 아이들이 살모사처럼 못되게 구는 것도 봤고, 아주아주 착하지만 외모는 별로인 애들도 봤지. 하지만 예쁜 사람이 착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야. 네 엄마처럼 착한 사람도 많잖니? 또 못생겼다고 다 좋은 사람도 아니란다. 그 사람들도 나쁠 수 있어. 중요한 건 마음이야.”
“그런데 사람들은 왜 우드로의 눈에만 주목하는 거예요? 얼마나 좋은 앤지 다 알잖아요.”
“나도 안다. 우드로는 네 말처럼 착한 데다 세심하기까지 하지. 벨을 쏙 빼닮았거든. 벨은 네 엄마처럼 예뻐지고 싶어 했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잖니? 사람들은 늘 둘을 비교했어. 벨 앞에서도 대놓고 러브가 얼마나 예쁜지 이야기하곤 했으니까.” -115~116쪽에서
 
 
숨겨진 진실
새 학년이 시작된 첫날, 새로 온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차례로 자기소개를 하게 한다. 오늘따라 버즈 오즈번이 더 신경을 긁는다. 마침내 내 소개를 해야 할 차례……. 아빠 이야기를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어느 순간 그 얘기가 튀어나와 버린다.
 
“아빠는 자원봉사 소방관이었어요. 어느 날…… 불이 난 집에 아이를 구하려고 들어갔어요. 그리고…… 아이를 구했는데…… 아빠는…… 돌아가셨어요.”
버즈가 끼어들었다.
“거짓말이에요!”
콜린스 선생님이 버즈를 꾸짖었다.
“그렇게 말하다니, 정말 버릇없구나!”
“하지만 거짓말인걸요. 제가 다 말씀드릴게요…….”
그때 우드로가 소리쳤다.
“버즈, 입 닥쳐!”
나는 금세 공포에 사로잡혔다. 버즈가 그 말을 할 것이다!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아모스 아저씨는 그때 화상을 너무 심하게 입어서 도저히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되었대요…….”
“입 닥치라고 했어! ……집시 앞에서 그런 말을 하다니!”
우드로가 소리치면서 버즈에게 주먹을 들어 올렸다. 버즈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입을 놀렸다.
“그래서 총으로 자기 얼굴을 쐈어요. 아모스 아저씨는 자살한 거라고요!”
그랬다, 드디어 그 흉측한 것이 세상 밖으로 튀어나왔다. -157~158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