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출판사
도서정보
312호에서는 303호 여자가 보인다
피터 스완슨
2018. 08. 14
14,800원
472/ 페이지
9791156757573

“난 지금, 혹시
살인자의 집에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죽여 마땅한 사람들》 작가 피터 스완슨의
‘아파트먼트 스릴러’
 
“뼛속까지 시리고 심장이 쫄깃해지는 소설.
읽고 나면 당장 집 안의 모든 창문과 문을
한 번씩 체크하게 될 것이다.”
아마존 독자 ByJon Lathamon
 

입소문을 타고 베스트셀러가 된 《죽여 마땅한 사람들》의 피터 스완슨이 이번엔 히치콕 스타일의 ‘아파트먼트 스릴러’를 들고 우리 곁을 다시 찾았다. 보스턴의 부촌 비컨힐에 있는 ㄷ 자 모양의 이탈리아식 공동주택에서 숨 막히는 서스펜스가 펼쳐진다. 관음증과 복수, 데이트폭력, 혐오범죄, 살인 사건에 휘말린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이 소설은 공동주택을 배경으로 하고 관음증을 소재로 한 히치콕의 영화 <이창>을 떠올리게 한다.
전 남자친구의 데이트폭력으로 불안 장애와 신경증에 시달리는 케이트는 미국인 육촌인 코빈의 제안으로 보스턴에 온 첫날, 옆집 303호의 문을 두드리며 ‘오드리’를 찾는 여자를 본다. 결국 303호에 살던 오드리 마셜은 죽은 채 발견된다. 친척인 코빈의 집은 넓고 살기 편한 곳이었지만, 케이트는 단 한 순간도 마음을 놓지 못한다. 자꾸만 찾아오는 불안과 걱정이 자신의 불안 장애 탓이라 생각해보지만 서랍 속에서 303호 아파트의 열쇠를 발견한 순간 모든 걱정은 현실이 된다. 게다가 우연히 안뜰에서 만난 312호 남자는 자기가 몰래 303호 여자를 훔쳐보고 있었다고 고백하는 게 아닌가. 아파트 근처를 서성이던 또 다른 남자는 303호 여자의 옛날 남자친구라며 케이트에게 이것저것 캐묻는다. 그리고 케이트가 단서를 찾다가 친척인 코빈의 집 지하실에서 발견한 것은….

피터 스완슨 Peter Swanson
2016년을 뒤흔든 《죽여 마땅한 사람들》로 “메스처럼 예리한 문체로 냉정한 악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가<퍼블리셔스 위클리>”, “무시무시한 미치광이에게 푹 빠져들게 하는 법을 아는 작가<더 가디언>”라는 찬사를 받았다.
한국에서 두 번째로 출간된 데뷔작 《아낌없이 뺏는 사랑》 또한 “대담하고 극적인 반전을 갖춘 채 가차 없이 펼쳐지는 이야기<보스턴 글로브>”라는 평가를 받으며, ‘결코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 작가’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옮긴이 노진선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고 잡지사 기자 생활을 거쳐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감칠맛 나고 생생한 언어로 다양한 작품들을 번역해왔다. 옮긴 책으로 《죽여 마땅한 사람들》 《아낌없이 뺏는 사랑》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다》 《스노우맨》 《데빌스 스타》 《네메시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토스카나 달콤한 내 인생》 《아빠가 결혼했다》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만 가지 슬픔》 《새장 안에서도 새들은 노래한다》 《금요일 밤의 뜨개질 클럽》 등이 있다.
 

1부 다리 긴 짐승들
2부 공평하게 반반

“희한한 일이네요.” 캐럴이 복도 맨 끝에 있는 집 문에 열쇠를 밀어 넣으며 말했다. “애초에 외부인은 경비원을 거쳐야만 건물 안으로 들어올 수 있거든요. 분명 별일 아닐 거예요.” 마치 이 세상에 나쁜 일은 일어난 적이 없다는 투였다. 케이트의 아빠가 말했을 법한, 어리석지만 선의에서 비롯된 단언이었다. 하지만 케이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미친 듯이 문을 두드리는 여자를 본 순간부터 누군가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마음은 늘 그런 쪽으로 기울었다._23쪽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돌았다. 그제야 아까 꾼 꿈이 떠올랐다. 공원에 나타난 조지, 겨우 셔츠에 구멍만 내는 총알. 조지가 꿈에서도 미국까지 따라왔다고 생각하니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어련하실까. 만약 그녀의 꿈이 왕국이라면 조지는 그 왕국의 영원한 왕이다._53쪽
 
그는 왜 아직도 오드리의 집을 지켜보고 있는 걸까? 아마 습관일 것이다. 앨런은 집에 혼자 있는 오드리를 아주 오랫동안 지켜봤기 때문에 그녀를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방을 어떻게 가로지르는지, 잘 때 어떤 옷을 입는지, 양치를 얼마나 오래 하는지._72쪽
 
안뜰 건너편 집에도 불이 켜져 있었다. 앨런은 그 집을 바라보며 눈이 빛에 적응되기를 기다렸다. 반쯤 열린 커튼 사이로 거기 사는 여자―전에 이름을 들었는지 몰라도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가 보였다. 소파의 한쪽 팔걸이에 등을 기댄 채 무릎에 책을 펼치고 앉아 있었다. 머리 위로 키 큰 램프가 따뜻한 노란색 원추형 불빛을 드리웠다. 소파 앞 탁자에는 레드 와인 한 병과 와인이 담긴 잔이 놓여 있었다. 너무 진부하다 싶을 정도로 이상적인 장면이라서 앨런은 큰 소리로 웃었다. 그러고는 열린 커튼 사이 한가운데에 그녀가 자리 잡도록 왼쪽으로 한 발 이동했다._74쪽
 
생각은 그렇게 했어도 앨런은 전과 다름없이 오드리를 지켜봤고, 그녀 혼자 소파에 앉아 책 읽는 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길리언 플린의 《나를 찾아줘》를 읽기 시작했고, 앨런은 퇴근하는 길에 반즈 앤드 노블에 들러서 똑같은 책을 샀다. 그녀와 동시에 같은 책을 읽고 싶었다._86쪽
 
자정이 막 지났을 무렵, 잠에서 깬 케이트는 침대 옆에 앉아 있는 조지를 보게 되었다. 그의 무릎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라이플이 놓여 있었다. 케이트가 비명을 지르려고 입을 벌리자 조지가 그녀 위로 뛰어올라 양 무릎으로 그녀의 가슴을 누른 채 기름 냄새가 나는 총신을 그녀의 입에 쑤셔 넣었다._120쪽
 
아니, 나 혼자야. 틀림없이 아까 샌더스가 나가지 않은 거야. 그렇게 자신을 타이르기는 했어도 그녀는 거실을 가로질러 벽난로로 갔다. 벽난로 쇠살대에는 장작이 쌓여 있었다. 케이트는 벽난로에 기대어놓은 부지깽이를 집어 들었다. 손에 부지깽이의 무게감이 느껴지자 대번에 기분이 좋아졌다. 민첩하게 움직이며 집 안 곳곳을 뒤졌고, 조명이란 조명은 모조리 켜면서 방마다 살펴보았다. 그녀가 확인한 바로는 아무도 없었다._228쪽
 
클레어가 왜 죽었는지 보여주는 비유가 되었으리라. 그녀는 어리석게도 사랑을 반으로 나누었고, 그 대가를 치른 것이다._38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