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출판사
도서정보
발끝 우물쭈물
안노 쿠루미 글|하야시 토모미 그림
2021. 04. 28
13,000원
48페이지
9791189208752

스짱은 부끄럼쟁이예요.
말하고 싶은 게 있어도 우물쭈물 망설이기만 하지요.
그러다 발끝에 슬며시 속마음을 쓰곤 해요.


*이 책의 특징

남들 앞에 나서기가 부끄러워요 : 우리 아이의 속마음을 두드리는 이야기 
아이가 자라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면 발표를 해야 할 일이 꽤 많아요. 교과서가 체험 중심으로 바뀌면서 친구들 앞에 나서서 이야기해야 할 기회가 무척 많아졌지요. 실제로 대부분의 아이들은 선생님이 질문을 던지면 서로 대답을 하려고 손을 번쩍번쩍 들어요.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발표하는 데 거침이 없다고 할까요? 
그런데 모든 아이가 다 그런 건 아니에요. 선생님이 이름을 부르기만 해도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아이도 있거든요. 발표라도 할라치면 말문이 딱 막혀서 우물쭈물하며 멈칫거리곤 하지요. 사실 선생님 앞에서만 그런 게 아니랍니다. 친구들과의 사이에서도 그러니까요. 모둠 활동이 많아진 요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의사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뜻과 상반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걸 뻔히 지켜보면서도 차마 입이 안 떨어져서 아무 말도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심지어 친구들과 놀다가 부당한 일을 겪고도 똑 부러지게 의견을 말하지 못해 억울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일도 있지요. 
사람들 앞에 나서서 자신의 의견을 또렷하게 말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아이의 머릿속에 아무 생각이 없는 게 아니랍니다. 그저 표현 방식이 조금 서툴 뿐이에요. 오히려 그런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미처 입 밖으로 뱉어내지 못한 말들이 둥둥 떠다니면서 오래오래 마음을 들끓게 할지도 몰라요. 
《발끝 우물쭈물》의 주인공 스짱도 바로 그런 성향을 지니고 있어요. 부끄럼쟁이여서 말하고 싶은 게 있어도 선뜻 입을 열지 못하고 우물쭈물 망설이기만 하거든요. 그러다 혼자서 살그머니 발끝에다 속마음을 쓰곤 하지요. 스짱의 속마음은 어떤지, 다 같이 살짝 들여다볼까요?

차마 말하지 못한 속마음을 발끝에다 적어요 : 아이의 자존감을 일깨우는 그림책 
어느 날, 다케루가 교실에서 스짱의 스케치북을 빼앗았어요. 그러고는 스케치북을 공중으로 높이 쳐들었지요. 반 친구들이 스케치북 속 그림을 모두 볼 수 있게 말이에요. 스짱은 스케치북을 되찾고 싶어서 두 손을 공중으로 뻗어 보지만, 다케루의 키가 훨씬 더 커서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스짱은 속상한 나머지,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발끝에다 슬그머니 속마음을 써요. “그러지 마!”라고요.

스짱은 레이와 단짝 친구예요. 레이네 집에는 커다랗고 복슬복슬한 고양이가 있어요. 달님처럼 두 눈이 번쩍번쩍 빛난답니다. 치에가 그 고양이를 보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어요. 
“아이, 귀여워!”
그러자 레이가 기쁨이 가득 스민 얼굴로 스짱에게 물었지요.
“우리 고양이 진짜 귀엽지, 응?”
스짱은 모기만 한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응, 귀엽네.”
스짱은 발끝에다 살며시 이렇게 써요. “무서워, 무서워.”라고요.
그러다 친구들이랑 간식을 먹고 있었는데요. 레이가 머리핀을 새로 샀나 봐요.
“달 모양이랑 꽃 모양 중에서 뭐가 더 예뻐?”
“달 모양이 더 예뻐!”
치에가 큰 소리로 말하자, 스짱은 모기만 한 목소리로 맞장구를 쳤어요.
“응, 그렇네.”
사실은 반짝반짝 빛나는 달 모양 머리핀을 보는 순간, 커다란 고양이 눈이 생각나서 조금 무서웠는데도요……. 
그런데 그다음 날, 글쎄……. 스짱이 레이의 달 모양 머리핀을 실수로 밟아 버렸지 뭐예요? 미안하다고 말을 해야 하는데, 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는 거예요. 이걸 어떡하죠? 

이렇듯 《발끝 우물쭈물》은 부끄러움이 많아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의견을 또렷하게 말하지 못하는 소심한 아이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내고 있답니다. 차마 입 밖으로 내어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복잡다단한 속내를 간결한 언어로 담백하게 전달하고 있지요. 거기에 색연필로 그린 그림은 아이 마음속에서 갈팡질팡하는 감정의 흐름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담아내고 있답니다. 스짱의 속상함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 안쓰러움과 애틋함을 동시에 느끼게 되지요. 
다행히 스짱은 그런 시간을 통해 한 뼘 더 성장하게 되어요. 한없이 여리고 나약해 보이지만, 속이 깊은 아이의 내면을 꼼꼼하게 포착해 내고 있는 그림책이에요. 마지막 장면에서 스짱이 보여 주는 반전은 그야말로 가슴 찡한 감동을 선사하며 절로 웃음 짓게 한답니다. 

지은이 : 안노 쿠루미
우리가 입으로 차마 하지 못한 말이나 생각은 대체 어디에 있을까요? 주변을 잘 살펴보아요. 어쩌면 아직 이 근처에 있을지도 몰라요. 스짱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 주어서 정말로 고마워요. 이 고마운 마음을 발끝이 아닌 이 책에 남겨 모두에게 전합니다.
참, 《발끝 우물쭈물》 은 2020년에 제3회 그림책 출판상 우수상을 받았어요.

그린이 : 하야시 토모미
스짱이 발끝에 적는 글자는 말이기도 하고 그림이기도 해요. 어쩌면 그걸 넘어 형태가 딱 정해지지 않은 기분일지도 모릅니다. 자신도 잘 모르는 기분과 마주친 그 순간, 마음속에서는 끝없는 미래가 펼쳐지지요. 그런 기분을 잘 관찰하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상상력이 마구마구 샘솟을지도 몰라요.

옮긴이 : 양병헌
어려서부터 책 읽는 걸 좋아하고, 글 쓰는 걸 재미있어 했어요. 우리 손으로 안전한 비행기를 만드는 게 꿈이에요. 지금 카이스트에서 꿈을 향해 한 발짝 한 발짝 걸어가고 있답니다. 옮긴 책으로 《오늘은 칭찬 받고 싶은 날》 《완두콩은 자라서 어디로 갈까?》 《분홍 소녀 파랑 소년》 《소프트 씨, 녹으면 안 돼요!》 《그거 있잖아, 그거!》 《어린이를 위한 내 몸 사용 안내서》, 그리고 <디지털 시민 학교> 시리즈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