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출판사
도서정보
올리스의 숲
잉군 톤
2022. 05. 25
11,000원
208페이지
9791192411019


외딴 숲속 나뭇가지에 오도카니 걸려 있는 노란 우편함!
누군가 잘못 보낸 편지와 엽서가 수백 통씩 날아드는데……

아빠 얼굴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열두 살 소녀 올리스.
동생이 태어나면서 내 존재를 까맣게 잊어버린 듯한 엄마와
진짜도 아니면서 자꾸만 아빠 노릇을 하려 드는 에이나르 아저씨한테
미운 감정이 켜켜이 쌓여 가던 어느 날!
우연히 찾아간 숲속의 외딴집에서 잘못 배달된 엽서를 발견한다.
놀랍게도 그건, 죽은 줄 알았던 아빠가 보내온 백한 번째 엽서!
올리스는 아빠를 찾아 한밤중에 집을 나서는데…….


이 책의 특징
잘못 배달된 엽서 한 장 : 그 속에 담긴 아빠의 진심?!
요즘 들어 가족의 형태가 매우 다양해지고 있어요. 특히 엄마 또는 아빠 한 쪽만 있는 한부모 가정의 숫자가 늘어나는 추세지요. 아빠 혹은 엄마의 부재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에요. 
저마다 그럴 만한 사정이 분명히 있겠지만,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엄마나 아빠의 부재는 이런저런 영향을 미치게 되어요. 그래서일까요?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는 혼자서 괜스레 죄책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다고 해요.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자기 때문에 엄마 또는 아빠가 가정을 버렸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그러다 보면 자신의 존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그만큼 불행한 느낌에 사로잡히기 쉽다고 합니다. 
《올리스의 숲》에 나오는 주인공 올리스도 그렇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단둘이 살아서 아빠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어요. 그런데 지난해부터 엄마가 에이나르 아저씨와 사귀고, 그 뒤에 동생 이언이 태어나면서 아웃사이더로 전락해 버린 듯한 기분에 빠진답니다. 자기만 빠지면 단란한 가정이 될 것 같은 생각에 자꾸만 의기소침해지곤 해요.
그래서 허구한 날 단짝 친구 그로와 바깥으로 떠돌면서, 사춘기 소녀의 삐딱한 면모를 있는 대로 다 드러내 보이지요. 진짜도 아니면서 자신에게 아빠 노릇을 하려 드는 에이나르 아저씨가 너무너무 못마땅해서 하루하루가 그저 지옥처럼만 느껴진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로랑 숲속으로 모험을 떠났다가 외딴집 노란 우편함에서 엽서 한 장을 발견하게 되어요. 놀랍게도 그 엽서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빠가 올리스에게 보낸 거지 뭐예요? 세상 어딘가에 자신을 더없이 사랑하는 아빠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올리스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요. 
아빠만 찾으면 둘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자꾸만 부풀어 오른답니다. 그래서 결국 엄마를 떠나 아빠한테 가기로 결심하고 야심차게 집을 나서는데요. 밤새도록 걷고 걸어서 머나먼 항구로 힘겹게 아빠를 찾아간 올리스! 과연 올리스의 앞날에는 황금빛 희망이 반짝이고 있을까요?  


숲속 외딴 곳에 있는 노란 우편함 : 또 하나의 소통 창구
《올리스의 숲》은 엄마와 단둘이서 행복하게 살아가던 열두 살 소녀 올리스가 새로운 가족—에이나르 아저씨와 이언—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갈등과 혼란, 방황을 그리고 있어요. 여기에 ‘숲속의 노란 우편함’과 ‘잘못 배달된 편지’, ‘진짜 아빠 찾기’ 등의 미스터리한 모티브가 더해지면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쳐 내지요. 
엄마, 에이나르 아저씨, 이언, 그리고 아빠……. 가족이란 이름으로 묶여 있거나, 혹은 묶이게 될 이들의 관계를 촘촘히 조명하면서 ‘진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곰곰 생각하게 만들어요. 새로운 사람과 가족으로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갖가지 어려움을 섬세한 감정선으로 톺아내기도 하지만, 생물학적으로 엮인 ‘혈연’이 때로는 굴레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답니다. 
가족은 너무 가까이에 있어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기가 힘들어요. 어떤 형태로든 나하고 깊숙이 닿아 있기 때문이지요. 이 작품에서는 숲속 외딴집에서 세상과 동떨어진 채 살아가는 ‘보르니 아줌마’가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역할을 해 주어요. 새 가족이 생기면서 끊임없이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올리스와 엄마 사이에서 적절하게 균형을 잡아 주거든요. 
그러니까 보르니 아줌마는 갈 곳 잃은 편지와 엽서를 거두는 것뿐만 아니라, 아직 옳고 그름을 가늠하거나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데 서툰 사춘기 소녀 올리스에게 생각의 길을 열어 주는 ‘소통 창구’ 같은 역할을 해요. 
 

‘가족’의 진짜 의미 : 너무나 가까워서 오히려 놓치고 있었던 관계의 미학
《올리스의 숲》은 2017년에 노르웨이에서 출간되었는데요. 출간 직후 독자들의 사랑은 물론, ‘어린이와 어른이 꼭 읽어야 할 책’, ‘가슴을 진하게 울리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작품’,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책’ 등 언론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어요. 그리하여 2017년에 노르웨이 뉘노스크 문학상을 받았답니다. 그 외에도 CILIP 카네기 메달, 이탈리아 문학상 ‘프레미오 스트레가’, 문화부 제일 문학상, 노르웨이 서점 연합(ARK) 어린이 문학상 등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지요.
이 작품이 이토록 주목받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름답고 감동적인 작품’이란 말 속에 그 해답이 있는 듯해요. ‘가족’이라는 커다란 의미를 화두로 내세운 뒤, 그 안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들을 매개로 (가족) 관계의 미학을 아주 정밀하게 펼쳐내 보이거든요. 
온갖 사소한 일들로 이러쿵저러쿵 말다툼을 하거나 오해를 하거나 갈등을 겪으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서는 결국 ‘가족이 진짜 내 편’이라는 사실을 각인시켜 주어요. 즉 내가 외롭고 힘들 때, 극한 상황으로 내몰렸을 때 무조건적으로 내 편일 수 있는 존재가 바로 ‘가족’이란 사실을 일깨운답니다. 앗, 여기서 ‘가족’은 단순히 혈연관계나 일반적인 형태만을 뜻하는 게 아니에요. 작품을 읽다 보면 가족의 범주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의 사랑은 워낙 크고 깊고 넓어서 간단히 함부로 정의 내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지요. 가족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아름답고 감동적인’ 존재니까요.   

지은이 : 잉군 톤
1986년에 노르웨이에서 태어났으며, 웨스터달스 예술 대학에서 문예 창작과 저널리즘을 공부했어요. 그 후 인형극 작가와 TV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 동화 작가로 활동하고 있지요. 《올리스의 숲》은 그가 펴낸 첫 번째 어린이 책으로, 2017년에 뉘노스크 문학상을 받았답니다. 

그린이 : 노라 브레크
1988년에 노르웨이에서 태어났으며, 에이나르 그라넘 예술 학교와 웨스터달스 예술 대학에서 일러스트를 공부했어요. 지금은 어린이들을 위해 다양한 그림책과 동화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지요.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는 《내 생일 파티에 와 줄래?》와 《찾아라, 회오리새》가 있답니다. 

옮긴이 : 손화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어를 공부한 후, 노르웨이로 건너가 크빈헤라드 코뮤네 예술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어요. 그때부터 노르웨이의 백야와 극야를 벗 삼아 책을 읽으며 다양한 도서를 우리말로 옮겨 왔답니다. 2012년에는 노르웨이 국제 문학 협회(NORLA)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번역가 상’을 받았지요. 옮긴 책으로 《#좋아요의 맛》 《소문의 주인공》 《초록을 품은 환경 교과서》 《나는 거부한다》 외 여러 권이 있어요.

이상한 가족  
접근 금지! 
숲속의 노란 우편함  
우편함 옆 외딴 집  
잘못 배달된 편지  
거짓말  
새로운 발명품  
백 장의 엽서 
말하지 못한 비밀  
진짜 가족을 찾아서  
사랑의 다른 이름 
새로운 시작  
완벽한 가족

이상한 가족 
올리스는 발명품에 관심이 무척 많은 열두 살 소녀예요. 하지만 겁이 많아서 밤에 문을 열어 두고 잠을 자지 못하고, 흔들리는 그네에서 풀쩍 뛰어내리는 것도 못하지요. 가족은 엄마와 동생 이언, 그리고……. 엄마의 남자 친구이자 이언의 아빠인 에이나르 아저씨와 한집에 살지만, 올리스는 그 아저씨를 절대로 절대로 가족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아요.  

올리스는 계단에 우두커니 서서 아래층을 내려다보았다. 주방에서 나직한 콧노래 소리와 컵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콧노래의 주인공, 그러니까 에이나르 아저씨는 이언의 아빠다. 새해가 되자마자 올리스네 집으로 들어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올리스는 에이나르 아저씨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알레르기 때문에 얼굴이 자주 붉어진다는 것과 청소를 매우 좋아한다는 것뿐. 때때로 이언을 허공으로 높이 던졌다가 받아 안으며 “아빠 해 봐! 아빠? 아빠!” 라고 말하곤 했다.
아저씨는 올리스에게도 아빠라고 부르라는 말을 했다. 하지만 올리스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왜냐하면 이미 아빠가 있으니까. 아빠 이름은 ‘보르게’였다. 그런데 아빠와 함께 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올리스는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다섯까지 세기 전에 이언의 웃음소리가 들린다면 주방으로 내려가지 않으리라고 마음먹었다.
‘하나, 둘, 셋…….’
목을 쭉 빼고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욕실에서 들려오는 소리라곤 수도꼭지에서 물이 흐르는 소리와 이언에게 말을 거는 엄마 목소리뿐이었다.
‘넷, 넷 반, 넷 반의 반……, 다섯.’
끝내 이언의 웃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올리스는 한숨을 푹 내쉬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 주방으로 갔다 -10~11쪽에서


잘못 배달된 편지
숲속 외딴집에는 어딘가 괴팍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한 보르니 아줌마가 혼자 살고 있어요. 그 집 앞 나뭇가지에 걸린 노란 우편함에는 이름이나 주소를 잘못 적어서 제대로 배달되지 못한 편지와 엽서가 하루에도 수백 통씩 날아든답니다. 보르니 아줌마는 그 편지와 엽서를 파일에다 차곡차곡 모아 두고 있지요.  

거대한 지하실에는 수백만 개의 파일이 책장에 빽빽하게 꽂혀 있었다. 벽은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심지어는 지하실 한가운데에도 파일이 잔뜩 꽂힌 책장이 세워져 있었다. 아줌마가 자랑스럽게 외쳤다.
“이제 알겠니?”
“와!”
그로가 감탄을 하며 조심스레 계단을 내려갔다. 올리스는 눈앞의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로 뒤를 따라 좁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 책장 앞에 멈춰 섰다. 집게손가락을 들어 책장에 꽂힌 파일을 스르르 쓰다듬어 보았다. 그러다 가장 두꺼운 파일의 표지를 한참이나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카린 베르그?”
올리스가 나직이 속삭이듯 말했다.
“편지들을 알파벳 순서로 정리해 놓았지.”
아줌마는 파일을 꺼내기 위해 올리스의 어깨 너머로 몸을 굽혔다. 파일은 너무나 크고 무거웠다. 아줌마가 파일을 꺼내며 끙 소리를 내자, 그로가 재빨리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올리스가 물었다.
“카린 베르그라는 분에게 연락해 보셨나요?”
“아니.”
올리스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왜요? 이 편지들은 아줌마한테 온 게 아니잖아요!”
“난 우체국 집배원도 아닌걸! 내가 하는 일은 갈 곳 없는 편지들을 모아서 정리하는 거야.”
아줌마가 파일 속에서 수십 통의 편지를 꺼냈다. 모두 가장자리를 뜯어본 흔적이 있었다. -71~72쪽에서


말하지 못한 비밀
올리스는 엄마가 에이나르 아저씨와 결혼하다는 얘기를 듣고 절망에 빠져요. 이제 정말로 엄마를 아저씨한테 빼앗기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죠. 동생 이언은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에이나르 아저씨가 아빠 자리를 차지하는 건 도저히 견딜 수가 없을 것 같거든요.

결국 올리스는 폭발하고 말았다.
“엄마가 결혼하실 거래요! 이제 됐어요?”
몇 초 동안 정적이 흘렀다. 아줌마가 콧잔등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저도 몰라요.”
“그러니까…… 이제 엄마에겐 행복한 가정을 이룰 기회가 찾아온 거예요. 남편과 아기까지 있는 완벽한 가족 말이죠.”
아줌마는 한참 동안이나 말없이 올리스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하하! 그건 내가 지금껏 들어 본 말 중에서 가장 어리석은 것 같은데? [중략] 넌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어. 이 세상에 완벽한 가족 같은 건 없다고.”
아줌마는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책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고는 파일 하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 집에는 엄마와 아빠가 같이 살고 있지.”
그다음에는 옆에 꽂힌 파일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이 집은 엄마랑 아이랑 둘이서 살아. 아이 아빠는 다른 곳에 살고 있지만, 이들은 여전히 서로를 한 가족이라고 생각해.”
아줌마는 책장에 꽂힌 각기 다른 파일을 차례차례 가리키며 봇물처럼 말을 쏟아 냈다.
“이 집에는 엄마가 두 명 있어. 그리고 이 집에는 아빠 두 명 있지. 이 집에는 엄마도 없고 아빠도 없어.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지. 믿거나 말거나, 그렇다는 얘기야.”
아줌마는 팔짱을 끼고서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올리스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서로 다른 가정을 이루고 살지만, 이들은 서로를 가족이라 여기지. 서로 사랑하고 아껴 준다면 모두 가족이라 할 수 있지 않니?”
아줌마는 고개를 들고 마치 철학자라도 되는 양 허공을 그윽하게 응시했다. -130~132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