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출판사
도서정보
오늘의 마법
박슬기
2022. 10. 28
12,000원
124페이지
9791192411101

“너, 갑자기 어떻게 달라진 거야?”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서 매사에 자신감이 없는 오늘봄
마음이 웃자라서 유난히 슬픔을 예민하게 감지하는 온새미
재미재미 레이더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 번씩 선생님한테 이름이 불리는 이태양
혼자 있는 시간의 불안함을 달래느라 게임 세계에 푹 빠져 버린 이지안
‘자칭’ 전지전능한 마법 돌멩이가 나타나 소원을 들어주는데…….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게 될 때, 예민한 마음이 슬프고 아플 때,
아무도 내 진심을 알아주지 않을 때, 자꾸만 가상 세계로 도망치고 싶을 때.
멈춰 선 자리에서 한 발 내딛어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는 이야기


간략한 소개 

마법이 필요한 순간, 떼구루루 굴러 들어온 돌멩이가 소원을 이루어 준다면?!
남몰래 품고 있던 고민이나 걱정거리를 한방에 날려 버릴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설레고 기대가 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황당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바로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호언장담하는 게 삐죽삐죽 자유분방하게 생긴 데다 까칠하기 이를 데 없는 돌멩이라는 것! 조금도 믿음이 가지 않는 상황이지만, 자칭 ‘전지전능’하다는 돌멩이는 마음속을 훤히 들여다보기라도 한 듯이 우리의 괴롭고 아픈 곳을 콕 집어내며 마음을 툭툭 두드린다. 과연, 여러분의 선택은?
《오늘의 마법》은 마법 같은 기적이 간절한 순간, 절묘한 타이밍에 굴러 들어온 신묘한 돌멩이가 아이들의 소원을 제멋대로 들어주며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을 그린 판타지 동화이다. 습관적으로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아무것도 잘난 게 없는 스스로를 못마땅해 하는 늘봄에게는 ‘다른 아이가 되는 마법’이, 아픈 언니에게 부모님의 관심을 모조리 빼앗겨 너무 빨리 어른이 되는 슬픔에 감정이 요동치는 새미에게는 ‘슬픔이 사라지는 마법’이, 세상만사 궁금하고 재미있는 것투성이건만 규칙에 얽매여 매일이 고달픈 태양이에게는 ‘금지와 규칙이 없는 세상을 만끽하는 마법’이, 그리고 혼자 남은 시간의 불안함과 지루함을 달래느라 게임 세계에 푹 빠져 현실과 점점 멀어지는 지안이에게는 ‘현실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주는 마법’이 펼쳐진다. 
도와주려는 건지, 아니면 골탕을 먹이는 건지 알 수 없는 돌멩이의 마법에 빠진 아이들은 기대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 맞닥뜨리지만 결국에는 저마다의 결핍을 채우고 한 뼘 성장하며 기어이 소원을 이루고야(?) 만다.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긍정하고 내일을 기대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마법이라는 메시지를 흥미진진하게 전하고 있다. 


까칠한 돌멩이와 소원을 두고 벌이는 숨 막히는 눈치 게임!
늘봄이는 올해도 줄넘기 왕이 되기 위해 특훈까지 하며 대회를 손꼽아 기다리지만 목표 달성에 실패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세상에는 이룰 수 없는 게 많다는 좌절감과 잘하는 것 하나 없는 자신에 대한 실망 때문에 마음은 자꾸만 쪼그라든다. 그런 늘봄이에게 지안이가 쓸모없어 보이는 돌멩이를 선물이랍시고 건네준다. 자신과 꼭 닮은 것 같은 못난이 돌멩이를 차마 버리지 못하고 들고 다니던 어느 날, 학교에서는 칭찬 샤워 이벤트가 열린다.
왁자지껄 신이 난 친구들 사이에 끼지 못한 채 식은땀을 흘리던 늘봄이는 상상 여행으로 도망을 가고, 그때 불쑥 낯선 목소리가 말을 건다. “정말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 지금 상상하는 장면처럼?” 늘봄이가 대답을 우물쭈물 미루는 사이, 마법 돌멩이는 늘봄이를 냉큼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혜린이로, 그다음에는 인기가 많은 새미로 만들어 준다. 그토록 원하던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졌지만, 어째서 점점 투명해지면서 흐릿하게 사라져 가는 오늘봄 자신으로 돌아가고만 싶을까? <네가 되는 마법 : 오늘봄>은 습관적으로 남과 비교하며 자신을 깎아내리고 못마땅해 하던 늘봄이가 자신의 진가를 발견하며 자존감을 채우고,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을 따뜻하게 담아냈다.

돌멩이의 다음 주인은 반에서 인기가 많아 일거수일투족에 아이들의 눈길이 따라붙는 새미다. 사실 새미는 아픈 언니 때문에 너무 빨리 어른이 되는 성장통에 시달리며 마음에 슬픔이 찰랑찰랑 차올라 있다. 자기가 아무리 노력해도 집 안의 일순위는 재미 언니이고, 부모님은 가끔 자신을 사물로 보는 듯이 쉬이 잊어버린다. 슬픔의 냄새를 맡을 정도로 감수성이 예민하고 눈치가 빠른 새미는 부모님은 물론이고 친구들의 기분까지 살피느라 고달플 때가 많다. 
그런데 어느 날, 새미의 책상 위에 돌멩이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이상하게도 마음을 끄는 구석이 있는 돌멩이를 홀린 듯이 챙긴 새미는 그날 밤, 한숨처럼 터져 나온 자신의 진심을 이루어 주겠다고 큰소리치는 낯선 목소리를 듣게 된다. “내가 슬픔을 없애 줄까?” 슬픔이라는 감정을 도려내 버리면 즐겁고 행복한 일만 생길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새미는 돌멩이의 제안을 덥석 받아들인다. 하지만 마음에 구멍이 뻥 뚫린 듯이 허전한 기분에 시달리는 일들이 차곡차곡 쌓이는데……. <슬픔의 마법 : 온새미>는 아픈 가족을 돌보는 과정에서 소외되고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아이의 마음을 투명하게 비추는 한편, 슬픔을 비롯한 감정의 쓸모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해 주는 이야기이다. 

새미가 애지중지하며 들고 다니던 돌멩이는 짝꿍인 태양이가 슬쩍하며 주인이 또다시 바뀐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름이 불리고 혼나느라 한숨이 그칠 날이 없는 태양이는 어른들이 유난히 자신만 미워하고 엄격하게 대하는 것 같아 억울하고 서럽다. 재미있는 일만 콕 집어 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모자라, 이것도 저것도 하지 말라는 것만 많은 온갖 규칙으로 옴짝달싹못하게 자신을 옭아매는 것 같아 답답할 뿐이다. 
태양이는 평소에 자기를 상대해 주지 않는 새미를 골려 줄 생각에 돌멩이를 슬쩍하지만, 정작 새미는 아무 관심이 없다. 게다가 아침 시간에 또 장난을 치다가 선생님에게 꾸중을 듣고, 지긋지긋한 규칙이 다 없어지면 혼날 일도 없을 거라며 속으로 구시렁거린다. 그때 기다렸다는 듯이 돌멩이가 말을 건다. “내가 규칙을 다 없애 줄까?” 온몸에 감기는 회오리바람이 멈추자 거짓말처럼 세상의 규칙이 모조리 없어진다. 난장판이 된 학교와 무법천지가 된 세상에서 홀로 제정신(?)인 태양이는 세상을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의도치 않게 고군분투한다. <금지의 금지 마법 : 이태양>은 서로 생각도, 욕망도 다른 사회에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기 위해 정해 놓은 규칙과 질서를 지키는 것이 왜 필요한지를 떠들썩한 대소동을 통해 보여 준다. 


아이들의 오늘을 믿고 응원하는 따뜻한 바람 같은 이야기
돌멩이의 모험은 자신을 세상으로 불러 낸 지안이에게 돌아간 뒤, 둘의 만남을 회상하면서 끝을 향해 달려간다. 지안이는 일을 하느라 집을 오래 비우는 부모님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발에 차일 만큼 많은 시간을 보내는 동안 외부의 소음이 일으키는 무서운 상상에 숨죽여 떠는 날이 쌓이자, 불안을 떨쳐 내기 위해 게임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좀처럼 성적이 쑥 오르지 않는 공부와 달리, 게임은 들인 노력과 시간의 결과가 곧장 나타나 엄청난 충족감을 느끼게 해 주어서 자꾸만 빠져들고 만다. 게임을 하다 보면 시간도 뭉텅이로 사라지니 더 바랄 것이 없었다. 
하지만 가상 세계에 빠져 지내느라 현실을 돌보지 않으면서 엄마와의 갈등이 심해지고, 약속을 어겨 크게 혼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지안이가 차라리 게임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그때, 처음 보는 돌멩이가 매력적인 제안을 한다. “게임 속으로 보내 줄게!”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게임 속을 누비며 평소 갈고 닦았던 솜씨를 한껏 뽐내던 지안이는 문득, 가짜 세계에서의 현실 도피를 멈추고 진짜 세상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는다. 돌멩이는 소원을 이루어줄 때는 적극적이더니 문제가 생기자 자기 일이 아니라는 듯이 딴청만 피우는데……. 
<돌멩이의 정체 : 이지안>에 이르러 이야기는 돌멩이의 정체에 대한 단서들을 제공한다. 변하고 싶다는 아이들의 의지와 이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한데 뭉쳐져 만들어진 무한한 가능성의 결정체가 곧 돌멩이였던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마법은 이 세상과 동떨어진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우리 안에 간직하고 있는 가능성과 내일에 대한 기대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한다. 
아이들에게는 누군가 찾아서 꺼내 주기만을 바라며 속에서 무르익는 질문과 대답들이 있게 마련이다. 《오늘의 마법》은 되고 싶은 내가 되기 위해 애쓰는 아이들의 등을 살짝 밀어 주는 따뜻한 바람과 손길 같은 이야기이다. 아이들의 가능성을 믿어 주고, 노력을 응원하고, 온전히 자신을 받아들이는 순간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돌멩이의 마법이 끝나고 비로소 시작되는 진짜 마법이, 독자들의 오늘과 내일을 가득 채우길 바란다.

지은이 : 박슬기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아이들과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2017년에 단편 소설 <슬픔을 삽니다>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린이 : 김수영
대학에서 만화를 공부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편안하고 친숙하게 느낄 만한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그림책 《촉촉한 숲의 빨간 앵두》를 쓰고 그렸으며, 동화 《으악, 큰일 났다!》 《내 동생은 고양이가 아니야》 《무서운
문제집》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네가 되는 마법 : 오늘봄
슬픔의 마법 : 온새미
금지의 금지 마법 : 이태양
돌멩이의 정체 : 이지안

나는 지안이의 옆모습을 흘끔흘끔 보다가 툭 물었다.
“ 너, 갑자기 어떻게 달라진 거야?”
그동안 내내 궁금했던 거다. 지안이가 씨익 웃고는 혀를 쏙 내밀어 보였다.
“그건 비밀인데?”
(중략)
솔직히 말하면, 그 전에는 잘하는 것 하나 없는 내가 싫어질 때마다 지안이를 떠올리곤 했다. 그래도 내가 낫지 않나, 하고서. 그런데 지안이가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어 버렸다. 마치 변신이라도 한 듯이.
“오늘봄! 선물이야.”
고개를 푹 숙인 채 땅만 바라보고 있는데, 지안이가 무언가를 손에 쥐여 주었다.
“그럼, 내일 보자.”
그러고는 내가 무어라고 말하기도 전에 힘차게 운동장을 가로질러 달려갔다. 대체 뭘 준 걸까? 손을 천천히 펼쳐 보았다. 손바닥 위에 놓여 있는 건 잿빛 돌멩이였다. 조약돌처럼 매끌매끌한 것이 아니라 삐죽삐죽 제멋대로 생긴 돌멩이. 별 쓸모가 없어 보였다.
“……이게 뭐야.”
나는 입술을 비죽거렸다. 에잇! 돌멩이를 운동장으로 던져 버리려고 팔을 높이 치켜들었다. 어라? 돌멩이가 손에 쩍 달라붙은 것처럼 떨어지지가 않았다! 손바닥을 활짝 펴고 세차게 흔들어 봐도 돌멩이는 여전히 손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가슴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 -10~13쪽에서


칭찬 글이 하나도 안 붙으면 어떡하지? 심장이 쿵쿵 빠르게 뛰었다. 혜린이 주변으로 아이들이 몰려갔다. 나는 초조한 마음에 포스트잇을 손으로 꼭 움켜쥐었다. 마음도 덩달아 구겨지는 것 같았다.
에잇, 몰라. 나는 그대로 눈을 꾹 감아 버렸다. 하나, 둘, 셋 하고 심호흡을 하자 혜린이처럼 등에 포스트잇을 잔뜩 붙인 채 웃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아이들의 시끄러운 목소리가 아득히 멀어지면서 몸이 붕 떠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그때였다.
“정말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 지금 상상하는 장면처럼?”
어디선가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라 눈을 번쩍 떴다. 자리에서 일어나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아이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재잘거리며 서로의 등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었다.
잘못 들은 걸까? 방금 것도 상상이었나?
고개를 갸우뚱하며 다시 자리에 앉아서 아이들을 잠자코 지켜보았다. 등에 알록달록한 포스트잇을 잔뜩 붙인 아이들의 얼굴은 한껏 신나 보였다. 나에게 다가오는 친구는 한 명도 없는 것 같았다. 나는 공처럼 뭉쳤던 포스트잇을 펼쳐서 샤프펜으로 마구 낙서를 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질 것 같아서 눈을 꼭 감았다.
“정말로 너 말고 혜린이가 되고 싶냐고!”
또 그 목소리였다. 이번에는 더 또렷하게 들렸다. 식은땀이 나는 두 손을 꽉 모아 쥐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주머니에서 갑자기 진동이 느껴졌다. 지잉지잉, 지잉지잉.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돌멩이가 진동하고 있었다. -18~19쪽에서


입을 꾹 다물고 휴대폰을 켰다. 재미있는 걸 찾고 싶었다. 배경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가 마음대로 설정해 놓은 가족사진이었다. 엄마는 입버릇처럼 가족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재미 언니에겐 가족의 사랑이 더 필요하다고. 사진 속 가족들은 모두 환하게 웃고 있었다.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서인지 가족들 얼굴이 괴물처럼 일그러져 보였다. 언니한테는 다른 사람들이 다 이렇게 보이는 걸까? 언젠가 아빠가 설명해 준 적이 있었다. 언니에게는 평범한 사물이나 소리가 다르게 느껴진다고, 그래서 바깥에 나가면 무서워서 귀를 막고 좁은 틈으로 몸을 숨기는 거라고.
지난주에도 지하철역에서 귀를 막은 채 소리를 질러 댔다. 엄마는 언니를 힘껏 끌어안고는 나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새미야, 언니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예민하고 섬세해서 그래. 언니에겐 평범한 소리가 백배, 천배 증폭되어서 들리거든. 언니는 이상한 게 아니라 조금 다른 거야. 그러니까 네가 언니를 이해해 줘야 해. 부끄러워하지 말고.”
엄마는 언니의 행동 하나하나는 다 이해하면서 내가 숨 냄새를 맡는 건 몰랐다. 언젠가 내 글을 읽은 선생님이 감수성이 풍부해서 그렇다고 말해 주었다. 그건 아주 멋진 일이라고 했다.
선생님도 아는 걸 엄마는 모른다. 어쩌면 평생 모를 수도 있다. 엄마의 눈은 언제나 재미 언니에게만 고정되어 있으니까. -43~45쪽에서


눈을 떠 보니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매일 휴대폰 화면에 고개를 박고 눈이 빠져라 보던 풍경이었다.
“ 말도 안 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
왼쪽에는 거대한 초원이, 오른쪽에는 모래바람이 부는 사막이 웅장하게 펼쳐져 있었다. 눈이 번쩍 뜨였다. 늘 화면으로만 보던 풍경을 실제로 마주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다시 그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가만히 있다간 생명력이 깎일걸? 드래곤들이 쫓아올 텐데 얼른 도망을 치든지 싸우든지 해야 하지 않을까? ”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네 시 방향에서 드래곤 떼가 날아왔다. 목소리의 정체를 물을 새도 없이 전속력으로 달렸다. 중간중간 뒤돌아서서 활을 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게임으로 할 땐 마냥 재미있던 것들이 막상 직접 하려니까 엄청나게 힘들었다. 등 바로 뒤까지 다가온 보라색 드래곤을 검으로 벨 때는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온몸이 후들후들 떨렸다. 검을 휘두를 때마다 드래곤들이 울부짖었다. 검이 드래곤의 몸통을 가르는 느낌이 손 안에 생생하게 전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점점 신이 나기 시작했다. 눈앞에서 휙휙 바뀌는 풍경과 시시각각 날아다니는 드래곤들, 칼과 활로 적을 물리칠 때마다 느껴지는 희열감……! 게임으로 할 때보다 훨씬 재미있고 역동적이었다.
잠시 후 거대한 진녹색 드래곤이 불을 뿜으며 나타났다. 꼬리! 이 드래곤의 약점은 꼬리다! 그동안 게임을 하며 쌓은 실력을 이제 마음껏 발휘할 때가 된 것이다!  -99~100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