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출판사
도서정보
덕이의 행주대첩
양지안
2017. 04. 21
10,000원
116페이지
9791156751397

왜군의 침략으로 위기에 빠진 조선, 임진왜란

선조 임금이 나라를 다스린 지 이십오 년째 되던 1592년(임진년)에 왜군은 이십만의 병사를 이끌고 조선으로 쳐들어온다. 칠 년 동안 전쟁이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땅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른바 임진왜란이 일어난 것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일 년 전, 왜나라의 수상한 낌새를 느낀 선조는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황윤길과 김성일을 통신사로 보냈는데, 왜나라에 다녀온 두 사람의 의견은 전혀 달랐다. 황윤길은 왜나라가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많은 배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 반면, 김성일은 전쟁이 일어날 리 없다고 한 것. 하필이면 선조는 김성일의 말을 믿었고, 결국 아무런 준비도 없이 전쟁을 맞게 되었다.

당시 왜나라를 다스리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전국을 통일하고 한창 기세등등해 있었다. 섬을 벗어나 대륙으로 나갈 기회를 틈틈이 노리다 1592년 4월 14일, 왜군은 명나라로 가는 길을 내어 달라는 핑계를 대며 부산 앞바다에 배를 몰고 나타났다. 엄청난 수의 병사들과 조총 앞에서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전국적으로 왜군에 맞서 치열한 전투가 이어졌다. 육지에서 왜군의 기세는 거침이 없었다. 부산에 상륙하고 이십 일 만에 한양까지 밀고 올라올 정도였다. 하지만 바다에서는 이순신 장군과 수군이 크게 활약을 했다. 거기에 전국 각지에서 의병이 일어나 큰 힘을 보탰다. 육지에서는 권율 장군이 왜군을 무찔렀다. 그중에서 행주대첩이 가장 유명한데,『덕이의 행주대첩』은 바로 그 이야기를 담고 있다. 행주산성에서 왜군에 맞서 용감히 싸운 권율 장군과 백성들의 모습을 그리는 동시에, 행주대첩을 겪으며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 내고 한 발짝 성장해 나가는 열두 살 덕이의 이야기를 촘촘하게 담아내고 있다.

지은이 : 양지안

어린이책작가교실에서 공부하고, <애벌레는 알고 있을까?>MBC 창작동화 대상을 받았어요. 그동안 지은 책으로 나는 커서 어떤 일을 할까? 왜 자꾸 짜증나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100점짜리 맹일권 우리 아빠는 택배맨 , 서연이 알아? 등이 있어요.

 

그린이 : 김선배

한겨레 그림책 학교에서 그림책을 공부했어요. <빙하쥐 털가죽>으로 3회 한국 안데르센 상 미술 부분 특별상을 받았고, 지금은 재미나고 지속적인 그림 그리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린 책으로 이대로가 아닌 이대로 우리 아빠는 택배맨 별명폭탄 슛! 도시락 도둑 외에 여러 권이 있어요.

 

감수 :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전국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모여 활동하는 교과 연구 모임이에요. 어린이 역사, 경제, 사회 수업에 대해 연구하고, 학습 자료를 개발하며, 아이들과 박물관 체험 활동을 해 왔어요. 지금은 초등 교과 과정 및 교과서를 검토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통해, 행복한 수업을 만드는 대안 교과서를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어요.

나는 의녀가 아니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행주산성에 오르다
두려움은 견디는 거야
뜻밖의 만남
적이 밀려온다
새로운 경험
내가, 우리가 해냈어!
희망이 차오른다

『덕이의 행주대첩』 제대로 읽기

두려움은 견디는 거야 

혜민서에서 의녀가 되기 위해 공부하던 덕이는 전쟁이 일어나자 집으로 향한다. 길에서 덕이는 피 흘리는 아저씨를 보고 무서워 도망치는데, 그 뒤로 ‘의녀’라는 말조차 피하며 악몽에 시달린다. 이 때문에 행주산성에서 병사들을 돌봐 달라는 권율 장군의 부탁에도 망설이며 대답하지 못한다.

‘금영이었다면 머뭇거리지 않았겠지. 금영이는 나와 다르니까…….’
그런 생각이 들자, 마음에 커다란 돌덩이가 또 하나 얹히는 것 같았다. 숨이 턱 막혔다. 숨을 크게 토해 내고,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돌덩이를 그대로 품은 채 살아갈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덕이는 주먹을 꽉 쥐고 권율 장군에게 뛰어갔다.
“장군님!”
권율 장군이 멈추어 서자, 덕이는 다짜고짜 말했다.
“저는 피를 흘리는 아저씨를 보고 도망쳤어요.”
그 말을 하려 했던 것은 아니었다. 마음속에 꼭꼭 묻어 두었던 말이 그렇게 느닷없이 튀어나올 줄 몰랐다.
덕이는 당황해 얼굴을 붉혔다.
“무서웠던 게로구나?”
권율 장군이 물었다.
“피를 많이 흘리고 있었어요.”
“저런, 정말 무서웠겠구나. 그럴 때는 피하고 싶지.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다들 마찬가지야. 나도 그렇고.”
권율 장군의 말에 덕이는 눈을 크게 떴다.
“전쟁터를 누비는 나이 많은 장수는 두려운 게 없을 줄 알았느냐? 수천수만 명의 목숨이 나에게 달려 있고, 내 한마디에 나라의 운명이 갈릴지도 모르는데, 어찌 두렵지 않겠느냐?”
권율 장군은 눈을 들어 잠시 먼 곳을 바라보다가 이어 말했다.
“두려운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걸 견뎌 내는 게 중요하지. 두렵다고 물러서기만 해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지 않겠니?” - p.53~56

새로운 경험
행주산성에서의 전투로 다들 분주한 가운데, 덕이도 부상자를 돌보고 치료를 거든다. 그런데 출산을 앞둔 산모가 있다는 얘기에 급히 움막으로 뛰어 들어간 덕이는 아주머니의 손을 꼭 잡아 안심시키고, 침착하게 책에서 배운 내용을 떠올리려 한다.

아주머니가 숨을 크게 쉬며 말했다.
“아기가…… 나오는 것 같아.”
덕이는 다급히 아주머니 치마를 들쳐 보았다. 아기 머리가 보였다.
‘머리다. 아기가 거꾸로 나오는 역산은 아니야.’
금방이라도 숨이 멎을 것 같은 긴장 속에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여요, 머리가 보여요.”
덕이는 입안이 바짝 말라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침을 모아 꿀꺽 삼키며 두 손을 빠르게 비볐다. 꽁꽁 얼어 차가운 손을 조금이라도 따듯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아주머니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덕이는 아랫배에 힘을 꽉 주고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아기를 받았다.
아기의 다리가 나오고 탯줄이 늘어졌다. 덕이는 미끈거리는 아기를 놓칠세라 손에 힘을 꽉 주었다. 아기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아기는 눈을 꼭 감은 채로 움찔움찔 몸을 움직이는가 싶더니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 -81~82쪽에서

내가, 우리가 해냈어!
우리 군은 권율 장군의 지휘에 따라 목책 가까이에 올 때까지 때를 기다렸다가 효과적으로 방어하면서 왜군을 막아낸다. 하지만 계속된 전투에 서문이 뚫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살마저 떨어지면서 큰 위기를 맞는다.

“서문이 뚫렸다! 서문이 뚫렸다!”
갑작스런 외침에 병사들이 술렁거렸다.
승병들이 지키고 있던 서문으로 왜군이 쳐들어왔다. 왜군은 수가 많아 한번 밀리면 걷잡을 수가 없었다.
권율 장군은 한 무리의 병사를 이끌고 서문으로 뛰었다.
‘별일 없어야 할 텐데…….’
덕이는 떨리는 두 손을 꼭 쥐었다.
“적에게 한 발짝도 내주어서는 안 된다!”
권율 장군은 큰 칼을 휘두르며 앞장서 싸웠다. 병사들도 있는 힘을 다했다.
위태로운 상황에 화살까지 떨어져 버렸다. 발 빠른 병사가 다급하게 뛰어다니며 소리쳤다.
“돌멩이를 서문으로 옮겨라. 화살이 떨어졌다. 돌멩이를 서문으로 옮겨라.”
병사는 같은 말을 되풀이해 외쳤다.
산성 구석구석 쌓아 놓았던 돌무더기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무기를 들고 싸울 수 없는 아주머니들이 대부분이었다.
돌을 담아 나를 마땅한 자루가 없는 아주머니들은 치마에 돌을 주워 담았다. 덕이도 아주머니들을 따라 치마에 돌을 담아 날랐다. 숨 돌릴 틈 없이 왔다 갔다 하다 보니 팔다리가 후들거렸다. -87~90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