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출판사
도서정보
그거 있잖아, 그거!
츠지타 노부코 글, 그림 | 양병헌 옮김
2021. 02. 05
12,000원
40페이지
9791156752882

 
‘그거’라고만 해도 다 알아들어요! _ 따스한 마음을 나누는 ‘의사소통’ 이야기
살다 보면 가끔씩 물건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지 않나요? 머릿속이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면서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 때……. 몸이 가려울 때처럼 근질근질한 것 같기도 하고, 목이 마를 때처럼 갑갑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요. 그럴 때 보통 우리는 이렇게 말하곤 해요.
“그거 있잖아, 그거!”
이 한마디에 그 답답한 마음을 몽땅 그러모아 분출해 내지요.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엄마는 그게 뭔지 단박에 알아들어요. 심지어 그걸 우리 눈앞에 척 내놓기까지 하지요. 대체 엄마한테는 그 어떤 신통한 힘이 있어서 그러는 걸까요? 내가 말하는 ‘그것’뿐만이 아니라 아빠가 말하는 ‘그것’도, 언니가 말하는 ‘그것’도, 오빠가 말하는 ‘그것’도 다 금방 알아채잖아요.
《그거 있잖아요, 그거!》는 바로 그 이야기를 하고 있답니다. 우리가 생활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내뱉게 되는 ‘그거’라는 말! 가족끼리는 그 한마디만으로도 얼마든지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 주지요. 그러니까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그거’라는 아주 단순한 말 속에 아로새겨져 있는 가족 간의 이해와 관심을 재미나게 표현해 낸 그림책이에요.
자, 그러면 책 속으로 들어가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그거’를 만나 보도록 할까요?
 
우리 엄마는 전지전능? _ 가족의 의미와 역할을 곰곰 되새기게 하는 그림책
우리 엄마는요. 참 신기해요. “그거 있잖아.”라고만 해도 무슨 말인지 척척 알아듣거든요.
“여보! 그거는? 참! 그것도 좀 갖다줘. 아, 근데 그게 대체 어디로 간 거야?”
아빠 말은 꼭 수수께끼 같아요. 그거, 그것도, 그게…….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거든요. 그런데 엄마는 그걸 다 알아듣는 거 있죠? 게다가 한 방에 쫙 해결해 주기까지 한답니다.
“자, 가위……. 따듯한 차는 여기 있고. 안경은 당신 이마에 있잖아.”
오빠 방은 늘 엉망진창으로 어질러져 있어요. 그래 놓고선 뭐가 자꾸 사라진다고 불평을 늘어놓는 거 있지요?
“윽, 그게 사라져 버렸어! 오늘 과학 시간 준비물인데…….”
오빠는 꼭 학교 가기 직전에 저렇게 수선을 떨곤 해요. 휴, 오빠 방 좀 보세요! 난장판이 따로 없죠?
와, 이번에도 엄마는 오빠가 사라졌다고 말하는 그게 뭔지 척 알아채고 이렇게 말한답니다.
“어휴! 돋보기는 책상 두 번째 서랍에 넣어 뒀잖아.”
그것뿐만이 아니에요. 내가 잠들 때는 또 어떻고요? 나는 날마다 잠들기 전에 엄마한테 이렇게 말하거든요.
“엄마! 그 이야기해 줘, 응? 그거, 있잖아, 그거.”
엄마는 이렇게만 말해도 다 알아들어요. 내가 아주 좋아하는 옛이야기를 금방 들려주거든요.
그런데 글쎄, 할머니도 ‘그게’ 뭔지 훤히 다 알지 뭐예요? 심지어 옆집 아줌마랑 있을 때도 그래요. 어른들은 어떻게 ‘그거’라고만 해도 척척 다 알아챌까요?
내일은 마을 장터가 열리는 날이에요. “어떡하지? 그걸 집에 두고 왔네?” “그거 혹시, 소문으로 듣던 그거 아니에요?” “그거, 아직 안 팔렸어요?” “아까 봤던 거, 그거 사 줘!” 등등, 아마도 수도 없이 많은 ‘그거’가 장터를 떠다니겠지요?
이처럼 《그거 있잖아, 그거!》는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그것’, 즉 언어 습관과 의사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간단한 에피소드로 연결되는 이야기의 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엄마가 ‘그거’라는 말만 듣고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건 가족에 대한 이해와 관심, 사랑을 가슴속 깊이 품고 있기 때문이란 걸 자연스레 깨닫게 된답니다. ‘그거’라는 아주 단순한 소통 방식을 통해 가족 간의 찰진 유대 관계를 잘 드러내 보이는 셈이지요.
또, 엄마로 대변되는 ‘어른’의 힘을 느끼게 해 주어요. 책 말미에 “나도 이다음에 어른이 되면……, ‘그거’라는 말만 듣고도 무엇이든 척척 알아차릴 수 있을까요?”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그만큼 엄마가 아직 어린 나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걸 알게 해 주지요.
물론 그때는 엄마나 나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들 서로서로가 상대가 말하는 ‘그거’의 의미를 단박에 알아챌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엄마가 말하는 ‘그것’도 알아채고요. 이해와 관심, 사랑은 일방이 아니라 쌍방이어야 하니까요. 길게 말하지 않아도 엄마의 사랑과 희생이 아릿하게 느껴지는 그림책입니다.  


글‧그림 : 츠지타 노부코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일본을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 중 한 명으로 《데코짱》을 비롯해 《우리 집 카레라이스》 《주머니 원피스》 《어떤 걸로 고를까?》 《텅 빈 마요네즈병》 《우산 두목 사건 해결!》 《모자가게의 카리카리 씨》 외 많은 책을 펴냈답니다.
 
옮긴이 : 양병헌
어려서부터 책 읽는 걸 좋아하고, 글 쓰는 걸 재미있어했어요. 우리 손으로 안전한 비행기를 만드는 게 꿈이에요. 지금 카이스트에서 꿈을 향해 한 발짝 한 발짝 걸어가고 있답니다. 옮긴 책으로 《오늘은 칭찬 받고 싶은 날》 《완두콩은 자라서 어디로 갈까?》《분홍 소녀 파랑 소년》 《소프트 씨, 녹으면 안 돼요!》, 그리고 ‘디지털 시민 학교’ 시리즈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