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출판사
도서정보
초원을 잃어버린 말
샬럿 매닝
2023. 02. 24
13,000원
40페이지
9791156753667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야생마 이야기 

《초원을 잃어버린 말》은 푸르른 들판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며 평화로이 살던 야생마(머스탱)가 사람들의 무분별한 개발에 내몰려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 이야기예요. 나는 머스탱이에요. 햇볕이 잘 드는 초원에서 태어났어요. 드넓은 들판을 뛰어다니며 다 같이 어울려 살았지요. 그때만 해도…… 무언가가 엄마와 나를 떨어뜨려 놓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그게 나타났어요! 엄청나게 크고 빨간 회오리 새 말이에요. 그 새는 엄청나게 시끄럽고 무서웠어요. 그 새가 우리를 초원에서 쫓아내 버렸어요. ……그 후 초원은 메마른 땅으로 변하고 말았지요. _9~11쪽에서 엄청나게 크고 빨간 회오리 새는 과연 무엇일까요? 그것이 나타나는 순간, 겁을 먹은 머스탱 무리는 사방으로 흩어져 버려요. 그 서슬에 ‘나’는 그만 엄마를 놓치고 말지요. 엄마는 그 다급한 순간에 무조건 북극성을 따라가라고 외칩니다. 나중에 반드시 찾으러 갈 거라고……. 얼결에 외따로 떨어져 버린 ‘나’는 두려움에 휩싸인 채, 엄청나게 크고 빨간 회오리 새를 피해 무조건 내달려요. 그러다 돌투성이 계곡으로 굴러떨어지기도 하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덤불 속에 숨기도 하고, 깜깜한 밤중에 날카로운 돌과 뜨거운 모래, 깊은 골짜기를 건너기도 해요. 한 가지 다행한 일이라면, 야생에서 자란 터라 달리기만큼은 자신 있다는 것! 엄마를 만나겠다는 열망으로 오로지 북극성만을 바라보며 뛰고 또 뛰는데요. ‘나’의 앞날에 어떤 일이 펼쳐지게 되는지 책장을 넘기면서 함께 살펴보아요. 야생의 마라토너 머스탱에게까지 밀어닥친 인간의 무자비한 횡포 머스탱은 북아메리카, 특히 미국 서부에서 야생 상태로 서식하는 말을 가리켜요.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무스탕’이라고 부르지요. 미국 포드 자동차의 모델로도 널리 알려져 있고요. 사실 머스탱은 가축화된 말이 다시 야생화된 것으로, 가축이었던 적이 아예 없는 야생마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고 해요. 스페인의 식민지 시절에 이베리아 반도에서 멕시코와 캘리포니아에 들여왔던 말들 가운데 일부가 사람의 손을 벗어나면서 야생화된 것이라지요. 어쨌거나 지금은 사람들에게 길들여지지 않은 채 무리를 지어 초원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살아가고 있어요.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동물 보호 차원에서 스타일과 가성비를 모두 챙길 수 있는 ‘에코퍼’ 제품을 앞다투어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데요. 일명 ‘뽀글이’이라고도 불리는 에코퍼는 동물 가죽을 산 채로 벗기는 방식으로 생산하는 모피의 대안으로 나온 인조 모피예요. 이렇듯 한켠에서는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쏟아내는데, 또 한켠에서는 동물들이 살아가는 초원을 밀어내고 개간 또는 개발하는 데 몰두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세상이 공존하고 있답니다. 《초원을 잃어버린 말》에서는 ‘엄청 크고 빨간 회오리 새’로 대변되는 인간의 횡포가 얼마나 무분별하게 자행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어요. 인간의 횡포를 대놓고 묘사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엄청 크고 빨간 회오리 새’에게 쫓겨 생이별을 하게 되는 어미 말과 새끼 말의 처절하고 급박한 상황을 보여 줌으로써 독자의 가슴에 직접 가닿도록 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내지요. 엄마를 찾아 헤매는 ‘나’의 애절한 마음이 서정적인 그림과 함께 행간에 고스란히 스며 있어서, 책장을 넘기는 내내 마음 한 자락을 아리게 만들거든요. 그렇기에 자기도 모르는 새 ‘나’가 엄마를 무사히 만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게 되는 묘한 경험과 맞닥뜨리게 된답니다. 환경 보호에 관해서뿐 아니라 ‘엄마’와 ‘나’, 그리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까지 갖게 해 주는 작품인 셈이에요. 그와 더불어, 난민의 입장까지도 헤아려 보게 만든답니다. 실컷 달아났다고 생각하고서 겨우 한숨 돌리려는 순간, 또다시 나타나는 ‘엄청나게 크고 빨간 회오리 새’에게 쉼 없이 쫓기면서 정착할 곳을 찾지 못한 채 낮이든 밤이든 불안하게 지내야 하는 상황이 자못 정밀하게 그려져 있거든요. 아이와 책장을 넘기면서 행간행간에 숨어 있는 생각거리를 찾아내어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아요.

글, 그림 : 샬럿 매닝 
영국 케임브리지 예술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지금은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림에 스텐실을 사용해 혼합 매체 작품을 만드는 걸 좋아해요. 어릴 때 시골에서 자라며 자연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해요. 그래서 그런지, 특히 나무를 활용해 작품 만드는 걸 즐긴답니다. 동물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아하는데요. 그중에서도 곰을 제일 좋아한다지요.

옮긴이 : 양병헌
어려서부터 책 읽는 걸 좋아하고, 글 쓰는 걸 재미있어했어요. 우리 손으로 안전한 비행기를 만드는 게 꿈이에요. 지금 카이스트에서 꿈을 향해 한 발짝 한 발짝 걸어가고 있답니다. 옮긴 책으로 『오늘은 칭찬 받고 싶은 날』, 『완두콩은 자라서 어디로 갈까?』, 『분홍 소녀 파랑 소년』, 『소프트 씨, 녹으면 안 돼요!』, 그리고 「디지털 시민 학교」 시리즈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