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출판사
도서정보
달팽이의 장례식
델핀 발레트
2023. 11. 07
12,000원
96페이지
9791156754718

2020 뮐루즈 시립 도서관 올해의 책
2021 프랑스 소시에르상 아동 문학 부문 수상작

알리스는 공원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실수로 달팽이를 밟아 버리고 말았어요. 
아이들은 달팽이의 장례를 치러 주려고 머리를 맞댔지요. 
그런데 맙소사, 이게 무슨 일일까요? 
세 아이 모두 서로 종교가 다르지 뭐예요?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 서로 다른 문화권
세 어린이가 건네는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

푸른숲 작은 나무 27번째 도서인 《달팽이의 장례식》은 공원에서 놀던 친구들이 서로의 종교를 절충한 방식으로 달팽이의 장례를 치러 준다는 이야기를 담은 어린이 문학이다. 작가는 작은 실수로 인해 처음으로 동물의 죽음을 마주하게 된 알리스에게 엄마의 목소리로 “살다 보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다정한 위로를 전하며, ‘달팽이 장례식’을 제안한다.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로 종교와 문화가 다른 세 아이가 달팽이를 두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도를 드리며 갈등과 오해를 풀어 가는 과정이 순수하면서도 평화로워서 슬며시 미소 짓게 된다. 그렇게 이 책은 셋만의 비밀을 간직하게 된 어느 오후를 눈부시게 그려 낸다. 
《달팽이의 장례식》은 “다른 신념을 가진 이들에 대한 관용을 이야기하는 아름다운 책”이라는 평을 받으며 2020년 뮐루즈(Mulhouse) 시립 도서관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2021년 프랑스 소시에르상 아동 문학 부문을 수상했다. 여기에 프랑스 애니메이션 영화감독 피에르 에마뉘엘 리예가 다채로운 색감과 감각적인 터치로 아름다운 그림을 더했다. 


“우리가 서로 달라도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종교, 문화, 성별을 뛰어넘은 어린이들의 순수한 우정

이야기는 어느 토요일, 알리스가 공원에서 친구 라셸을 기다리면서 시작된다. 기다리는 동안 아민과 어울려 놀면 어떻겠냐는 엄마의 제안에 “어떻게 남자아이와 놀 수 있냐”고 난처해할 정도로 알리스는 쑥스러움이 많은 아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빅뉴스’를 가지고 라셸이 도착한다.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흔히 오갈 법한 재잘거림이 이어지던 가운데, 갑자기 라셸이 아민에게 다가간다. “안녕. 우리랑 놀래?” 
그렇게 피부색도, 종교도, 성별도 다른 알리스, 라셸, 아민은 처음으로 셋이 함께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공통의 관심사가 없는 세 아이는 함께할 수 있는 놀이가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아민의 주도 아래 비밀 작전 놀이가 시작된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 아민이 흙바닥에 낙서하는 순간 흙 속에서 달팽이가 튀어나오고, 순식간에 아이들의 관심사는 달팽이로 옮겨 간다. 달팽이에게 예쁜 집도 지어 주고, 맛있는 음식도 주겠다는 야무진 계획은 알리스가 실수로 달팽이를 밟으며 끝이 난다. 하지만 알리스, 라셸, 아민은 아이답게 빠르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대화하고 조율하면서 달팽이의 장례식을 준비한다. 아이들은 무사히 달팽이를 묻어 주고, 서로의 차이를 넘어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전쟁이 끊이지 않아 인도주의가 필요한 시대
서로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게 된 어린이들의 성장기

가톨릭인 알리스, 유대교도인 라셸, 이슬람교도인 아민은 달팽이의 종교가 무엇인지 알아내려 애쓴다. 장례식은 엄숙한 의식이기 때문에 달팽이의 종교에 따르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작고, 소중하기만 하다. 각자 자신이 보고 들었던 방식으로 달팽이의 장례를 치러야 한다고 대화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의 다름을 조금씩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성장이 엿보인다. 마침내 아이들은 세 종교의 장례 문화를 약간씩 반영하고 절충한 방식으로 달팽이를 묻어 주게 된다. 《달팽이의 장례식》에서 돋보이는 것은 이렇듯 어른들의 눈에는 보잘 것 없는 대상에도 마음을 쏟고, 어떻게든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편견 없는 아이들의 맑은 마음이다.
지금도 지구 저편에서는 전쟁으로 민간인과 어린아이들이 희생되는 가슴 아픈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전쟁까지 야기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케케묵은 감정은 서로 물러서지 않는 신념 때문이라고 한다. 증오와 혐오로 서로 양극단으로 치달아 가는 이 시점에서,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금씩 양보하는 어린이들의 대화에 귀 기울일 수는 없을까. “이 책에서 작가는 독자를 가르치려 하지 않고, 그저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는 아이들을 보여 준다.”는 어느 프랑스 언론 기사에 공감이 되는 이유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 셋만의 비밀을 간직하게 된 세 아이의 앞으로의 우정을 응원하고 싶어질 것이다.



추천의 말

무심코 겪은 달팽이의 죽음 앞에서 종교적 차이를 넘어선 세 아이의 우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_프랑스 소시에르상 심사평

다른 신념을 가진 이들에 대한 관용을 이야기하는 아름다운 책이다.
_뮐루즈(Mulhouse) 시립 도서관 2020 올해의 책 선정

이 책에서 작가는 독자를 가르치려 하지 않고, 그저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는 아이들을 보여 준다.
_텔레라마(Telerama, 프랑스 미디어 전문 매체)

지은이  델핀 발레트 
프랑스 몽모랑시에서 태어나, 지금은 파리에 살고 있어요. 글로벌 마케팅 에이전시 오길비에서 예술 감독으로 일하고 있지요. 2021년에 《달팽이의 장례식》으로 소시에르상 아동 문학 부문을 수상했으며, 《내 눈썹》을 비롯해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를 쓰고 있답니다. 

그린이  피에르 에마뉘엘 리예 
애니메이션 영화감독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아트 디렉터예요. 파리 국립 장식 미술 학교를 졸업하였고, 프랑스 예술 대학 리자(LISAA)에서 강의를 하며 각종 영상 작업 및 개인 전시를 이어 가고 있지요. 그림책 《그날은》을 쓰고 그렸어요. 

옮긴이  이세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어요. 지금은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지요. 《만만해 보이지만 만만하지 않은》 《슬기로운 인터넷 생활》 《책 읽는 고양이》 《까만 펜과 비밀 편지》 《빵 사러 가는 길에》 《헉, 나만 다른 반이라고?》 외 많은 책을 우리말로 옮겼어요. 

라셸은 지각쟁이야 
두근두근! 특종 
상추 잎 대신 나뭇잎 
달팽이 장례식 
우린 서로 달라 
달팽이의 종교는 뭐지? 
셋만의 비밀 
계란 과자와 꽃의 상관관계 

◆ 상추 잎 대신 나뭇잎

“내가 귀여운 달팽이를 죽였…….”
알리스는 슬픔에 잠긴 얼굴로 말했어요. 차마 말을 끝맺지 못하고 있는데, 아민이 심각한 표정으로 쐐기를 박아 버리지 뭐예요.
“그래, 완전히 죽여 버렸지.” 
“이제 어떻게 해요, 엄마?”
알리스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엄마를 물끄러미 바라보았어요.
“너희가 달팽이의 장례식을 치러 주면 어떨까? 예쁜 무덤도 만들어 주고.” 
라셸이 곧장 맞장구를 쳤어요.
“어머님, 좋은 생각이에요!” 
알리스와 라셸은 손을 맞잡고 폴짝폴짝 뛰었어요.
하지만 아민은 여전히 뭔가 불만스러워 보였지요.
“아, 그래, 장례식! 여태까지 장례식 놀이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데!” 
알리스는 코를 휭 풀었어요. 어느새 눈물이 쏙 들어가 있었지요. 
_37~38쪽에서


◆ 달팽이의 종교는 뭐지?

“네, 달팽이의 장례식이에요. 그런데 달팽이의 종교를 몰라서 아직 못 하고 있어요. 우리 셋도 종교가 서로 다르거든요.”
“저런, 달팽이도 입장이 참 얄궂게 됐구나!”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달팽이의 종교를 아세요?” 
라셸 할아버지는 뒷짐을 지고는 뭔가를 겨누듯 한쪽 눈을 감았어요. 그러고는 잠시 후 미소를 지었지요.
“그럼 이렇게 하는 게 어떻겠니? 자, 너희 셋이 달팽이를 빙 둘러싸고 서서, 각자 자기 방식대로 기도를 하는 거야. 그러면 달팽이는 세 가지 종교에 따라 하늘나라에 가게 될 테지. 얼마나 잘된 일이냐?”
알리스는 골똘히 생각에 잠겼어요.
“이슬람교 사원, 유대교 회당, 천주교 성당 다 필요 없는 거예요?” 
“너희 셋이 장례를 치러 주는 것만으로도 이 달팽이는 운이 좋지 않니?” 
“그건 그렇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_75~76쪽에서


◆ 셋만의 비밀

세 아이는 성냥갑을 둘러싸고 무릎을 꿇었어요. 알리스는 두 손을 모으고 자기가 가장 잘 아는 기도문을 외우기 시작했지요.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알리스, 속으로 해. 셋 다 다른 기도를 해야 하니까.” 
라셸이 부드럽게 말했어요.
“아, 그래? 하지만 신은 한 분이잖아?” 
알리스가 속삭였어요.
“그래, 알라가 바로 그 신이지.” 
아민이 말했어요.
“아니, 내가 믿는 신의 이름은 알라가 아니야.” 
라셸이 쏘아붙였어요. 그러자 아민이 물었어요.
“네가 믿는 신의 이름은 뭔데?” 
“쉿, 신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면 안 돼.”
“둘 다 그만해. 지금은 그런 거 따질 때가 아니야. 중요한 건 우리의 달팽이를 위해 진심으로 기도하는 거야. 달팽이가 하늘나라에 가서 가족과 친구들을 만날 수 있도록 빌어 주자고.” 
_78~79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