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출판사
도서정보
나는 일주일 전으로 갔다
실비아 맥니콜
2024. 01. 05
13,000원
248페이지
9791192411880

후회로 가득한 여름 방학을 되돌릴 특별한 여정의 시작
《나는 일주일 전으로 갔다》는 뭐든 혼자 해내는 게 익숙한 모범생 나오미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반려견 디젤을 자동차 사고로 잃고, 엄마와 아빠가 별거를 하게 되면서 나오미는 그야말로 엉망진창인 여름 방학을 보낸다. 그 와중에 자신에게 ‘범생이 땅콩’이라는 별명을 붙여 준 같은 반 아이 모건이 수영을 하러 가자며 자꾸만 치근덕댄다. 결국 모건은 교묘하게 나오미를 호숫가로 꾀어내는 데 성공하고, 나오미는 마음껏 수영을 즐기는 친구들을 따라 호수에 들어갔다가 그만 물결에 휩쓸려 죽고 만다. 아니, 그로부터 일주일 전으로 돌아간다. 마치 엉망진창이던 여름이 모두 거짓이었다는 듯이.
눈을 감았다 뜨니, 집 뒷마당인 데다, 마치 텔레파시처럼 나오미의 머릿속으로 눈앞에서 꼬리를 흔들고 있는 디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자신이 죽은 날인 ‘7월 1일 목요일’까지 남은 일주일 동안, 엉망이 된 여름을 고쳐 보려는 생각뿐인 나오미에게 디젤은 자꾸만 우리의 ‘무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나오미에게 다가오는 친구는 머릿속에 온통 장난을 칠 생각밖엔 없어 보이는, 믿음직스러운 구석이라고는 조금도 존재하지 않는 친구 모건이다.

정해진 운명을 바꿀 사랑과 신뢰의 관계
나오미는 계획에 없는 일은 좀처럼 저지르지 않는다. 의사가 되려는 꿈을 가지고 있지만, 집안 사정이 어려워 통장에 저축해 둔 대학교 등록금을 꺼내 쓴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한다. 엄마가 일자리를 구하게 되면서, 여름 방학 내내 이모네 집에서 이제 막 돌을 넘긴 사촌 동생을 돌봐야 하는 상황 역시 묵묵히 받아들인다. 이렇듯 어쩌면 예외란 허용되지 않는 나오미의 일상에 갑작스레 모건이라는 변수가 끼어든다.  

“하지만 너랑 나랑 어울리면 적어도 외톨이는 아니게 되잖아.” _19쪽에서

체육 시간에 몸치인 자신의 모습을 따라 하며 놀려 대기 바빴던 친구모건이 갑자기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나오미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모건과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을 외면한 채, 모건의 의중을 의심하기에 바쁘다. 
늘 무슨 일을 벌일지 예상이 되지 않는 아이인 모건은 실은 그 누구보다 자신의 마음을 정직하게 바라보고 표현하는 친구다. 장난스러운 모습 뒤에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해 날카롭게 툭 튀어나오는 나오미의 말을 어른스럽게 받아치는 모습도 숨겨져 있다. 모건은 태생부터 모범생이어서가 아니라, 일탈을 생각해 볼 여유조차 없었던 것일지 모르는 나오미의 삶에 다른 빛을 불어넣기 시작한다. 
다시금 주어진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의 목숨은 물론 디젤의 목숨, 그리고 엄마 아빠의 극적인 화해도 도모해야 하는 나오미에게 디젤은 자꾸만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오미와의 관계를 통해 ‘사랑과 신뢰는 변하지 않는 법’임을 배운 디젤은 이번에는 나오미가 타인을 믿고 의지하는 법을 몸소 익힐 수 있도록 돕는다. 그렇게 나오미는 점점 더 넓은 자신을 마주하고, 삶의 빛나는 이면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악몽 같은 여름 방학도 예상치 못한 일들로 가득 차게 된다. 
이렇듯《나는 일주일 전으로 갔다》는 홀로 어려운 시간을 버티고 있을 청소년들에게 성장의 또 다른 형태를 보여 준다. 어려움을 헤쳐 나감에 있어 타인을 믿고 의지하는 법을 배우는 것 또한 자신의 벽을 깨는 성장이 될 수 있음을 전한다. 

지은이 : 실비아 맥니콜 
1954년에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태어났다. 자유 기고가로 활동하며 지역 신문에 칼럼을 쓰다가, 1988년부터 어린이·청소년 책을 쓰기 시작했다. 2012년에 발표한 청소년 소설 《Crush. Candy. Corpse.》는 캐나다 범죄 소설 작가 협회에서 선정한 최우수 청소년 범죄 소설 상의 최종 후보에 올랐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 《체인지》 《7일간의 리셋》 《파리 잡기 대회》가 있다.

옮긴이 : 이계순
서울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했으며, 인문 사회부터 과학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 좋은 어린이·청소년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에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 《너와 나의 세미콜론》 《조작된 세계》 《누가 내 모습을 훔쳤을까》 《나, 오늘부터 그냥 잭》 외 여러 권이 있다.

7월 1일 목요일
범생이 땅콩, 썩은 달걀 

6월 25일 금요일 
다시, 그날로

6월 25일 금요일 
이상한 꿈 

6월 25일 금요일
새로운 게임 

6월 26일 토요일
첫 번째 수영 강습 

6월 26일 토요일
한밤의 스컹크 소동

6월 27일 일요일
냄새 제거 작전       

6월 28일 월요일
끝내주는 계획 

6월 29일 화요일
전부 끝장내 버릴 

6월 29일 화요일
거짓말 vs. 거짓말 

6월 29일 화요일
운명의 장난 

6월 30일 수요일
빨간색 스마트 자동차   

6월 30일 수요일
네가 안전해질 때까지   

7월 1일 목요일
강아지가 아는 모든 것

다시, 그날로
누군가 머리 안쪽을 돌로 쿵쿵 치는 듯한 통증을 느끼며 잠에서 깼다. 나는 옆으로 돌아누웠다. 마당에 깔린 딱딱한 돌 위였다. 얼른 일어나 앉아 숨을 내쉬었다. 오븐 속처럼 뜨거운 공기 때문인지 숨이 턱 막혔다. 
호수는 어디로 사라졌지? 다들 어디로 간 거야?
모건이 물속에 뛰어든 나를 부두로 끌고 나온 모양이었다. 모래 위에 대자로 뻗어 있는 내 주위로 수많은 사람이 몰려들었을 테지? 모건이 인공호흡을 했을까? 
그런데 지금 내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모래 대신 누런 잔디가 펼쳐져 있었다. 놀랍게도 이곳은 우리 집 뒷마당이었다. 
“왈! 왈! 왈!”
개 짖는 소리가 매우 선명하게 들려왔다. 마치 내 머릿속에서 쩌렁쩌렁 울리는 것만 같았다. 이내 목덜미에서 뜨거운 공기가 느껴졌다. 개의 숨결에서 묻어나는 특유의 냄새를 맡고는 고개를 휙 돌렸다.
성하지 않은 머리를 너무 빨리 돌린 걸까? 세상에! 디젤이 거기에 있었다.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말았다. 
“디젤, 살아 있었어?”
_28~29쪽에서

이상한 꿈
샌드위치가 담긴 접시를 루앤에게 건네주는데,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빨대 컵에 우유를 담아 루앤에게 건넸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멈칫했다. 그날은 우유를 젖병에 담아 주었다. 
그만! 나오미, 나를 믿어. 내가 너를 믿는 것처럼.
디젤이 내 눈을 올려다보며 속삭였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디젤의 목을 쓰다듬었다. 그러면서 천천히 갈비뼈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그날 너는 나를 믿지 말았어야 했어. 그때 내가 너를 집에 두고 나가는 바람에…….’
나오미, 사랑과 신뢰는 변하지 않는 법이야. 
디젤의 갈비뼈 안쪽에서 쿵쾅쿵쾅 심장이 뛰는 게 느껴졌다. 내 머릿속에 일어난 소용돌이가 점점 느려지다가 어느 순간 뚝 멈췄다.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디젤의 목소리가 나를 편안하게 해 주었다. 
나는 너를 도와주려고 머릿속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거야.
_53~54쪽에서

새로운 게임
나는 모건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정말로 너를 믿어도 되겠지?” 
“네 뒤엔 언제나 내가 있을 거야.”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하지만 이건 꼭 비밀로 해야 해.” 
나는 잠시 망설였다. 이건 정말로 중요한 일이었고, 한번 입 밖으로 내뱉으면 절대로 되돌릴 수 없었다. 
“수영하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어?” 
“뭐? 농담하는 거지?”
(중략)
“시몬한테 가르쳐 달라고 하면 엄청 좋아할 거야.”
모건은 유모차로 우리 집 대문을 밀고 들어가며 말을 이었다. 
“우리 둘 다 알잖아. 시몬이 키 작은 아이를 좋아한다는 거. 우리 삼촌처럼 연약한 여자를 좋아하는 취향일지도 몰라.” 
“나는 연약하지 않아. 그리고 시몬뿐 아니라 그 누구도 나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아무튼 내 뒤엔 언제나 네가 있겠다며? 조금 전에 한 말, 기억 안 나?” 
_80~81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