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출판사
도서정보
처음 읽는 셰익스피어
오다시마 유시
2016. 04. 01
13,800원
228 페이지
9791156756453

“셰익스피어를 한 번도 안 읽어보고 그냥 그렇게 갈 것인가”
_문화심리학자 김정운

셰익스피어 타계 400주기 기념 출간!
셰익스피어의 전 작품을 완역한 도쿄대 명예교수
오다시마 유시가 가려 뽑은 대표작 9편

올해 4월 23일은 셰익스피어가 세상을 뜬 지 400년이 되는 날이다. 세기를 거듭할수록 ‘고전’으로 읽히는 셰익스피어의 명작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일본 내 셰익스피어 연구 일인자 오다시마 유시 도쿄대 명예교수가 가려 뽑은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9편을 담은 《처음 읽는 셰익스피어》이 그것이다. 《한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햄릿》, 《맥베스》 등 한 번쯤 들어봤을 아홉 개 작품들의 핵심 줄거리와 대사를 간추려 담았다. 30년 넘게 일본에서 사랑받고 있는 이 책은 불친절한 희곡집을 끝까지 읽지 않아도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는 기필코 셰익스피어 작품들을 알아보겠다고 결심한 중장년층부터 SNS나 블로그 등의 짧은 글 읽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까지 고루 읽어볼 만하다.
37편에 달하는 셰익스피어의 모든 작품을 완역한 저자는 주옥같은 대사를 원문에 가장 가깝게 번역했다는 극찬을 받아왔다. 이미 셰익스피어에 관한 책들이 충분히 소개되었다고 생각한 저자는 출판사로부터 이 책을 집필해달라는 제안을 받고는 처음에 거절했다. 하지만 자신 또한 쉽게 풀어 쓴 작품집으로 셰익스피어 세계에 입문한 기억을 떠올리며 독자들이 조금 더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관심을 보인다면 기쁠 것 같아 집필을 결심했다.

셰익스피어를 읽는 것은 인생을 읽는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감정에 따라 행동하고 반응하는 현실 인간과 매우 가깝게 맞닿아 있는 인물을 그려냈다. 그래서 살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괴로워하며 해답을 찾다 지쳤을 때 햄릿을 바로 자신 같다고 느끼고, 믿었던 이에게 배신당해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되었을 때 리어 왕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다 보면 어느새 사람이란 사랑하고, 슬퍼하고, 헤매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줄리어스 시저》에서 시저를 쓰러뜨린 카시우스가 “천 년 후까지도 우리의 이 장렬한 장면은 되풀이될 것이오. 아직 생기지도 않은 나라들에서, 아직 알려지지도 않은 언어로”라고 예언한 것처럼 셰익스피어의 모든 작품은 그가 타계한 지 4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고 인용하고 번역하며 공연한
문학 이상의 문학!

인류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고 위대한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1564년 영국 소도시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서 태어나 1616년 4월 23일 사망하기까지 서른일곱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셰익스피어의 생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아 많은 설이 존재하는데 이 책에서 오다시마 유시는 작품 세계에 집중해 크게 네 시기로 구분했다.
1기는 수업 시대로, 모든 예술가의 초기작이 그렇듯 당시 유행하던 작가들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기다. 온갖 술책으로 왕관을 차지한 리처드가 끝내 파멸하는 사극 《리처드 3세》, 핍박받던 로마 장군 티투스의 잔인한 복수를 다룬 비극 《티투스 안드로니쿠스》, 말괄량이 아내가 정숙한 여자로 변모하는 희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등 이 시기 작품들은 인간성의 극단을 오가며 전개되는 ‘행동의 세계’라고 명명할 수 있다. 2기는 성장 시대로, 독자적인 극 세계를 개척해나간 시기다. 세계 최초의 로맨틱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과 최초의 로맨틱 희극 《한여름 밤의 꿈》을 모두 이때 집필했다. 이 시기 셰익스피어는 단순한 로맨티시즘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인간의 여러 가지 본질을 간파하여 작품들에 반영한 ‘잡탕의 세계’를 창조해냈다.
3기 절정기에는 그의 대표작들이 탄생했다. 이때는 《햄릿》, 《오셀로》, 《리어 왕》, 《맥베스》라는 4대 비극을 중심으로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깊이 궁구한 시기다. 이 작품들로 셰익스피어는 선악을 구분하는 판단 기준을 잃었을 때 인간이 겪는 불안, 고통, 탐욕, 집착 등을 포착해 ‘혼돈의 세계’를 그려냈다. 4기 만년기에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난 후 조용하고 온화한 때를 맞이한다. 《페리클레스》, 《심벌린》, 《겨울 이야기》, 《폭풍》 등을 통해 부부나 부모 자식, 형제가 증오나 오해로 흩어지지만 힘든 세월을 보낸 뒤 재회한다는 ‘사랑과 조화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누구든지 어떤 식으로든 언젠가는 한 번
셰익스피어에게 붙잡힐 것이다
일본 최고의 셰익스피어 전문가가 읽어주는 대표작 9

《처음 읽는 셰익스피어》에서는 제2기와 제3기의 작품 9편을 소개한다. 제2기 작품 중에서는 한없이 비극적이어서 더 로맨틱한 《로미오와 줄리엣》(p.13), 사랑의 변덕스러움과 인간의 어리석음을 통해 진실한 사랑을 깨닫게 하는 이야기 《한여름 밤의 꿈》(p.35),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와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의 관계를 통해 사상, 경제, 종교, 인종 등의 날카로운 대립을 긴장감 있게 펼쳐내는 《베니스의 상인》(p.57),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인격을 가진 최초의 주인공 브루투스가 펼치는 이야기 《줄리어스 시저》(p.79), 자기가 자기를 속이는 이중성을 띤 인물들을 통해 새로운 형식의 희극을 선보인 《십이야》(p.101)를 선보인다. 제3기 작품 중에서는 믿었던 모든 것을 더는 믿을 수 없게 된 비극에 빠진 햄릿이라는 인물을 두고 각 시대마다 새로운 해석을 내놓을 수 있는 텍스트 《햄릿》(p.123), 이아고의 혀끝에 휘둘려 아내에 대한 믿음이 무너진 뒤 옳고 그름을 분간할 수 없게 되는 《오셀로》(p.145), 믿었던 두 딸의 배신으로 자식도 왕국도 자기 자신도 잃은 리어 왕의 고통을 다룬 《리어 왕》(p.167), 욕망에 눈멀어 사촌인 왕을 살해한 맥베스의 최후를 그린 《맥베스》(p.189)를 다룬다.

셰익스피어의 극 세계에 등장하는 인물은 주인공만이 아니라 조연에서 무명의 단역에 이르기까지 살아 있습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적어도 각자 마음가짐을 주인공이라 의식하고 자기 인생을 살고 있다는 뜻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줄리엣의 유모도, 직인 보텀도, 하인 1도, 자객 2도 우리에게 뭔가를 발견하게 해줄 것입니다. _본문 중에서

저자 : 오다시마 유시
저자 오다시마 유시는 일본 최고 영문학자이자 셰익스피어 연구 일인자. 도쿄대 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도쿄대 명예교수 및 도쿄예술 극장 명예관장을 역임하고 있다. 젊을 때, 연극 <맥베스>를 만난 후 지금까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모두 완역했다. 셰익스피어의 주옥같은 대사를 가장 원문에 가깝게 일본어로 번역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역자 : 송태욱
역자 송태욱은 연세대학교 국문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쿄외국어대학교 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강의하며 번역 일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르네상스인 김승옥》(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형태의 탄생》, 《윤리 21》, 《포스트콜로니얼》, 《천천히 읽기를 권함》, 《번역과 번역가들》, 《연애의 불가능성에 대하 여》, 《소리의 자본주의》, 《트랜스크리틱》, 《비틀거리는 여인》, 《사랑의 갈증》, 《책으로 찾아가는 유토피아》, 《세설》, 《만년》, 《눈의 황홀》, 《베델의 집 사람들》, 《매혹의 인문학 사전》, 《핀란드 공부법》, 《빈곤론》, 《유럽 근대문학의 태동》, 《환상의 빛》, 《세계지도의 탄생》, 《십자군 이야기》,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도련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금수》, 《사라바》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들어가는 말 7
1 로미오와 줄리엣 13
2 한여름 밤의 꿈 35
3 베니스의 상인 57
4 줄리어스 시저 79
5 십이야 101
6 햄릿 123
7 오셀로 145
8 리어 왕 167
9 맥베스 189
셰익스피어의 삶과 작품 211
작가의 말 227

“맹세하겠소. 저 과일나무 우듬지를 온통 은빛으로 물들이는 달을 두고.” “안 돼요, 달을 두고 맹세해서는. 불성실한 달은 달마다 찼다 기울었다 하는걸요. 당신의 사랑도 그렇게 변하기 쉬워져요.” “그럼 뭘 두고 맹세하면 되겠소?” “맹세 같은 건 하지 마세요. 당신하고 이렇게 같이 있어 기쁘지만 오늘 밤에는 맹세를 주고받고 싶지 않아요. 너무나도 무모하고, 너무나도 무분별하고, 너무나도 당돌하여 빛나자마자 사라져버리는 번개와 너무나도 닮았어요.” --- p.19-20

왜냐하면 방금 딴 꽃잎에 숨어 있는 독도 사용하기에 따라 약효를 내듯 인간 세상의 악덕도 하기에 따라 미덕으로 바뀔 수 있다는 신조가 있었고, 부모의 허락을 얻지 않은 결혼은 나쁘다 해도 그 인연으로 두 집안이 화해하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뻐하며 뛰어 돌아가려는 로미오에게 신부가 말했다. “분별력을 갖고 천천히 가거라. 뛰어가다가는 넘어진다.” --- p.21

“그렇다면 난 도전하겠다, 운명의 별이여” 하고 로미오가 외쳤다. 발타자르를 먼저 돌려보내고 로미오는 가난뱅이 약장수의 가게 앞에 섰다. 독이 빨리 퍼지는 약을 구하기 위해. 약장수는 독약을 팔면 만토바의 법률로 사형을 당한다며 거절했다. 로미오가 말했다. “이렇게 가난하고 비참한 처지에 있으면서 아직도 죽음을 두려워하느냐? 가난을 버리고 법률을 찢어버려라. 그리고 이 돈을 가져라.” “돈을 받은 쪽은 가난이지 제 마음이 아닙니다” 하며 약장수는 대금을 받고 로미오에게 맹독을 건넸다. --- p.31

“저 남자는 책을 너무 많이 읽네. 사물을 보는 눈도 날카로워. 사람의 행위를 깊은 데까지 꿰뚫어보지. 저 남자는 연극을 좋아하지 않네. 자네와 달리 말일세, 안토니. 음악도 안 듣고 좀처럼 웃지도 않아. 저런 남자는 자기보다 위대한 인물을 보면 반드시 마음이 편치 않게 되지. 그러니까 위험하다고 하는 것이네.” --- p.84

문 앞에 있던 광대를 보고 공작은 “어떻게 지내느냐?” 하고 말을 걸었다. “적 덕분에 잘 지내고 친구들 덕분에 못 지내고 있소” 하고 광대가 대답했다. 반대가 아니냐고 묻자 광대가 설명했다. “왜냐하면 친구들은 나를 열렬히 칭찬하면서 무시하지만 적은 솔직히 바보라고 해주기 때문이오. 다시 말해 적에 의해 자신을 알고 친구들에 의해 자신을 속이게 되는 거요.” --- p.119

망령이 사라지자 햄릿은 복수를 굳게 맹세하고 클로디어스의 생글거리는 얼굴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사람은 웃고 또 웃으나 그런데도 악당일 수 있다.” 그리고 걱정하며 달려온 호레이쇼에게 말했다. “이 하늘과 땅 사이에는 말이야, 호레이쇼, 철학 따위로는 가늠하지도 못할 일이 있다네.” --- p.128-129

생판 모르는 저세상의 고생에 뛰어드느니 익숙한 이 세상의 근심을 견디려 하는 거다. 이처럼 번민하는 마음이 우리를 겁쟁이로 만든다. --- p.133

“참새 한 마리 떨어지는 것도 신의 섭리. 올 것이 지금 오면 나중에는 안 오네. 나중에 안 온다면 지금 오겠지. 지금이 아니어도 올 것은 반드시 오는 것이네. 무엇보다 각오가 중요하지.” --- p.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