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출판사
도서정보
[라임 틴틴 스쿨 016] 배리 마셜 교수와 함께하는 노벨상으로의 시간 여행
배리 마셜‧로나 헨드리
2019. 12. 16
12,800원
188페이지
9791189208370

 
세상을 지배해 온 통념을 뛰어넘어 상식에 도전한 노벨상 수상자들,
그들의 빛나는 공로 뒤에 숨겨진 인내와 노력, 끈기를 마주하다!
 
타이타닉호가 빙하에 충돌했을 때, 712명은 내 무선 장비 덕에 목숨을 구했지.
_굴리엘모 마르코니, 1909년 노벨 물리학상
 
나는 똑똑하거나 지능적이지 않다. 문제를 다루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뿐…….
_알베르트 아인슈타인, 1921년 노벨 물리학상
 
사람들이 배고픔으로 고통받으면 절대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없어. 
_노먼 볼로그, 1970년 노벨 평화상
 
아무도 내 말을 안 믿는 거야. 그래서 박테리아 배양액을 직접 마셔 버렸지.
_배리 마셜, 2005년 노벨 생리‧의학상
 
과학자는 인류의 건강을 위해서 싸워야 해. 그게 바로 과학자의 책임이야.
_투유유,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
 

* 이 책의 특징
시대정신을 꿰뚫는 촌철살인 돌직구 ‘노벨상으로 가는 길!’
해마다 10월이 되면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스웨덴에 시선을 집중한다. 인류를 위해 누가 가장 많이 봉사와 기여를 했는지에 따라 노벨상의 영광을 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노벨상은 해당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이자 힘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이다.
노벨상은 스웨덴 출신인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제정한 것으로, 물리학, 화학, 생리학·의학, 문학, 평화, 경제학 부문에서 ‘지난해 인류에 가장 크게 공헌한 사람들’을 뽑아 해마다 상을 주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노벨 사망일인 12월 10일에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약 10억 9천만 원의 상금과 함께 메달과 증서가 주어진다. 보통 노벨상을 받기 위해서는 30년 정도가 걸리며, 과학상의 경우에는 연구 실적을 검증하는 데 평균 25년이 소요된다. 따라서 노벨 과학상을 직접 수상하기까지는 한평생이 걸린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놀라운 일은 가까운 일본에서 2018년에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것에 이어 2019년에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일본은 지금까지 2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2000년에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과의 평화와 화해를 이끈’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것 외에는 지금껏 수상 실적이 전무하다.
2016년에 《네이처》지에서는 우리나라가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하는 이유로 기초 과학 투자의 부족과 과도한 규제, 양적 성과에 치중한 평가 제도, 정부의 연구 개발 투자 및 관리 부족 등을 꼽았다. 최근에 우리나라의 연구 개발 예산 중 기초 과학 투자 비중은 17%로 OECD 평균인 24%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정권이 교체되면서 특정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연구 개발 사업이 수시로 바뀌어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하기가 힘든 형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영영 노벨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일까? 《배리 마셜 교수와 함께하는 노벨상으로의 시간 여행》은 바로 그 질문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한창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노벨상의 꿈나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또 얼마만큼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정밀하게 탐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2005년에 ‘위염과 위궤양의 원인균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박테리아를 발견’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배리 마셜 교수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날아가 노벨상 수상자들을 직접 만난다. (배리 마셜 교수는 우리나라 유제품 생산업체인 한국야쿠르트에서 만든 발효유 제품인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의 광고에 출연한 적이 있어서 꽤 친숙하다.)
그들 가운데는 이름이 아주 익숙한 사람도 있고 매우 낯선 사람도 있다. 또, 서로서로 나이도 다르고 성별도 다르고 국적도 다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건, 그들 한 명 한 명이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세상을 더욱더 눈부시게 발전시켰을 뿐 아니라, 인류의 삶을 한층 더 윤택하게 만드는 데 자못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놀라운 발견과 업적, 그리고 공로가 역사의 굽이굽이에서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는 것! 자, 그러면 지금부터 ‘노벨상으로 가는 길’에 대한 노벨상 수상자들의 촌철살인 돌직구에 귀를 기울여 보도록 하자.
 
 
배리 마셜 박사와 함께 노벨상의 거장들을 찾아서 타임 슬립하다
올해 열네 살인 메리는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 노벨상을 받는 것이 꿈이다. 그러던 중 배리 마셜 박사가 강연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엄마를 졸라 연구 센터에 가지만, 약속 시간이 한참 지나도 강연회는 시작되지 않는다.
기다리다 지친 나머지, 연구 센터의 복도를 어슬렁거리던 메리는 어느 방에서 비밀 모임을 열고 있는 20여 명의 사람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들은 노벨상 수상자들로 시간 여행을 통해 한자리에 모였으며, 마셜 교수가 그 모임을 주도하고 있었다. 메리는 그 모임의 비밀을 지키는 조건으로 마셜 교수와 함께 타임머신을 타고 역대 수상자들을 한 명씩 만나러 가기로 한다.
메리와 마셜 교수는 노벨상 수상자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모습을 드러낸다. 타임머신 조작 실수로 나침반을 들고 서 있는 꼬마 아인슈타인을 만나기도 하고, 마르코니의 무선 장치 덕분에 시드니 시청이 환하게 밝아지는 광경을 목격하기도 하고, 암으로 사망한 할아버지의 묘지 앞에서 과학을 연구하기로 결심하는 어린 엘리언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수상자들은 자신이 발견한 과학적 사실과 그 발견 과정을 메리에게 상세히 들려주고, 마셜 교수는 그 업적들이 현대 사회에까지 미치는 영향을 덧붙여 설명한다. 시간 여행을 매개로 하고 있는 만큼 소설처럼 맛깔나게 이야기가 구성되어 읽는 재미를 선사할 뿐 아니라, 어려운 과학적 사실이나 지식, 정보 역시 열네 살짜리 메리가 이해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도록 쉬운 언어로 조근조근 전달한다.
이 책에서 무엇보다 눈여겨볼 점은 과학자가 지녀야 할 태도와 관점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처음에 메리는 단지 유명해지기 위해서 노벨상을 타고 싶어 한다. 그래서 노벨상 수상자들을 만날 때마다 어떻게 하면 노벨상을 탈 수 있는지 물어보곤 한다.
수상자들은 자신이 오랜 시간 연구를 하면서 터득한 방법을 기꺼이 알려 줄 뿐 아니라 현실적인 조언까지도 아끼지 않는다. 프랜시스 크릭은 공동 작업을 하라고 권하고, 마리 퀴리는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라고 말하고, 투유유는 환자들이 완치되었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하고, 리타 레비몬탈치니는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메리는 책 말미에 이르렀을 때, 노벨상을 타기 위해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과학 분야를 찾아서 깊게 파고드는 것이 자기 자신에게도, 인류를 위해서도 가장 좋은 길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여성 과학자도 당당하게, 덜 알려진 과학자도 살뜰하게, 부록도 알차게!
2017년까지 과학 계통의 노벨상(물리, 화학, 생리‧의학) 수상자는 대략 460여 명이나 되지만, 이 가운데 여성 과학자는 18명에 불과하다. 시대가 변하면서 높아진 여성의 사회적 위상에 비하면 아직까지도 노벨상 수상 비율은 굉장히 낮은 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마리 퀴리와 그녀의 장녀 이렌, 거트루드 엘리언, 투유유, 리타 레비몬탈치니, 그리고 비록 노벨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DNA의 이중 나선 구조를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로절린드 프랭클린까지 모두 6명의 여성 과학자를 소개한다.
또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마리 퀴리, 알렉산더 플레밍, 제임스 왓슨처럼 유명한 과학자들 외에도 상대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진 굴리엘모 마르코니, 수브라마니안 찬드라세카르, 장피에르 소바주, 노먼 볼로그 등을 소개하는 데 공을 들인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와 배경을 지닌 수상자들을 골고루 소개하면서 이들이 노벨상을 수상한 과정과 그 연구 내용, 또 그들의 업적이 인류에 미친 영향 등을 상세하게 톺아본다. 이는 곧 지금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대 과학자들을 그만큼 많이 다루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각 장의 말미에 붙은 <노벨상 뒷이야기>를 통해 본문 내용과 연관된 주제로 노벨상 수상자들을 별도로 묶어서 정리해 준다. 예를 들어 마리 퀴리를 다룬 장에서는 ‘노벨상을 두 번 받은 수상자’들을, 배리 마셜을 소개한 장에서는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은 수상자’들을 소개하는 식이다.
맨 끝의 <실험해 봅시다>에서는 물과 베이킹파우더, 액체 세제, 과일 주스, 초콜릿 바, 전자레인지 등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할 수 있는 실험들을 안내한다. 준비물과 실험 과정을 자세하게 알려 줄 뿐 아니라, 그 실험을 통해서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도 조목조목 짚어 준다.
이와 같이, 《배리 마셜 교수와 함께하는 노벨상으로의 시간 여행》은 타임머신을 통해 노벨상 수상자들을 한 명 한 명 소환한 뒤, 그들의 빛나는 공로 뒤에 숨어 있는 인내와 노력, 끈기를 자세하고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누구나 짐작 가능한 일반적이고 상투적인 조언보다는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살아 있는 정보를 담아냄으로써, 노벨상을 꿈꾸는 수많은 청소년들에게 ‘노벨상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 주고 있는 것이다.
 

 
지은이 : 배리 마셜 Barry Marshall
오스트레일리아의 의사이며,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위궤양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라는 박테리아에 의한 전염병이라는 것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서 J. 로빈 워런과 함께 2005년에 노벨 생화학·의학상을 수상했다. 《배리 마셜 교수와 함께하는 노벨상으로의 시간 여행》은 그가 청소년들을 위해서 쓴 첫 번째 책이다.
 
지은이 : 로나 헨드리 Lorna Hendry
대학에서 과학을 전공했으며, 작가이자 편집자, 그래픽 디자이너,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에서부터 유전학까지 다양한 주제로 책을 쓰고 있으며, 과학을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쓰는 것을 좋아한다.  
 
그린이 : 버나드 칼레오 Bernard Caleo
다섯 살 때 동네 도서관에서 ‘땡땡의 모험’ 시리즈를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았으며, 그가 화가로 성장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요즘에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만화 잡지를 만든다.
 
옮긴이 : 이계순
서울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했으며, 인문 사회부터 과학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 좋은 어린이·청소년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에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 《맨발의 소녀》 《그해 여름 너와 나의 비밀》 《캣보이》 《1분 1시간 1일 나와 승리 사이》 등이 있다.
 
 

 
대단한 과학자들의 비밀 모임 • 6
노벨상 뒷이야기 노벨상의 탄생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_알베르트 아인슈타인 • 19
노벨상 뒷이야기 _시간과 공간의 비밀
실험해 봅시다 빛은 얼마나 빠를까?
 
우리는 노벨상 가족 _마리 퀴리 • 33
노벨상 뒷이야기 _노벨상을 두 번 받은 사람들
실험해 봅시다 _방사선이 식물에도 영향을 미칠까?
 
무선 통신 시대를 열다 _굴리엘모 마르코니 • 46
노벨상 뒷이야기 _노벨상과 특허의 상관관계
실험해 봅시다 _모스 부호로 메시지 보내기
배리 마셜 교수의 생생 정보!
 
DNA 이중 나선 구조 _제임스 왓슨 외 • 61
노벨상 뒷이야기 _알려지지 않은 영웅들
실험해 봅시다 _딸기에서 DNA 추출하기
 
세계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 _알렉산더 플레밍 • 75
노벨상 뒷이야기 _우연한 발견이 가져다준 행운
실험해 봅시다 _패스트푸드에 곰팡이?
배리 마셜 교수의 생생 정보!
 
개똥쑥으로 말라리아를 물리치다 _투유유 • 89
노벨상 뒷이야기 _이 세상 모든 사람을 위한 노벨상
실험해 봅시다 _천연 방충제 만들기
 
별을 사랑한 과학자 _수브라마니안 찬드라세카르 • 101
노벨상 뒷이야기 _오랜 기다려서 더 값진…
실험해 봅시다 _별의 수를 세어 보자
 
병든 세포만 골라서 공격하기 _거트루드 엘리언 • 114
노벨상 뒷이야기 _그 누구보다 빛나는 늦깎이 수상자들
실험해 봅시다 _눈에 보이지 않는 잉크 만들기
 
녹색 혁명의 아버지 _노먼 볼로그 • 128
노벨상 뒷이야기 _노벨상의 종류
실험해 봅시다 _통밀 바나나 머핀 만들기
 
우리는 모두 단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해 _리타 레비몬탈치니 • 141
노벨상 뒷이야기 _노벨상으로 가는 험난한 길
실험해 봅시다 _달걀 껍데기가 사라졌다고?
 
세상에서 가장 작은 분자 기계 _장피에르 소바주 외 • 154
노벨상 뒷이야기 _미래의 노벨상은 누구에게?
실험해 봅시다 _분자는 얼마나 작을까?
 
헬리코박터균의 비밀 _배리 마셜, 로빈 워런 • 169
노벨상 뒷이야기 _자기 몸을 실험 대상으로!
실험해 봅시다 _붉은 양배추 지시약
배리 마셜 교수의 생생 정보!

 
대단한 과학자들의 비밀 모임
올해 열네 살인 메리는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 노벨상을 받는 것이 꿈이다. 그러던 중, 2005년에 노벨상을 수상한 배리 마셜 박사의 강연을 듣기 위해 연구 센터에 가지만, 약속 시간이 한참 지나도록 마셜 박사가 나타나지 않는다. 기다리다 지친 나머지, 연구 센터의 복도를 어슬렁거리다가 어느 방에서 비밀 모임을 열고 있는 20여 명의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그들은 시간 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노벨상 수상자들이었던 것. 메리는 그 모임의 비밀을 지키는 조건으로 마셜 박사와 함께 타임머신을 타고 역대 수상자들을 한 명씩 만나러 가게 된다.
메리는 휘어진 복도를 따라 끝까지 걸어갔다. 〔중략〕  여느 실험실과 달리, 이 방은 창문이 없는 데다 몹시 어두웠다. 중요한 모임이 열리는 곳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창고 비슷하게 보였다. 빛이라곤 천장 가운데에 매달린 백열전구에서 나오는 게 전부였다. 그 안에는 스무 명 남짓한 사람들이 있었다. 대부분 낯선 옷을 입고 있었다. 그들은 나무 상자나 플라스틱 상자, 아니면 뒤집어 놓은 양동이에 걸터앉아 있었다.
맞은편 벽에는 낡은 화이트보드가 세워져 있었다. 모두들 그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구깃구깃한 실험실 가운을 입은 남자가 초록색 마커펜으로 화이트보드에 뭔가를 적으면서 설명하느라 바빴다.
메리는 살금살금 안으로 들어가 청소 용품 보관함 뒤에 숨었다.
“로빈과 제가 발견한 박테리아를 이용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말라리아 예방 접종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요.”
“그래도 아직 암 치료법은 개발하지 못했군.”
병원 가운을 입은 남자가 말했다. 그 사람은 몹시 피곤한 기색이었다.
“네, 안타깝게도.”
그러자 어떤 여자가 삐딱한 표정으로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흥, 그렇겠지.”
“로절린드, 너무 그렇게 투덜대지 맙시다. 원칙대로라면, 당신은 여기 올 자격도 없지 않소? 나야 뭐, 규칙 같은 거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그래도 조심해요!”
흰머리가 사방으로 마구 뻗친 남자가 말했다. 꼭 전기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메리는 그 남자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낯이 무척 익었다. 메리 방에 걸려 있는 포스터 속 인물과 비슷했다. 텁수룩한 콧수염에 미소 짓는 눈까지 똑 닮아 있었다. 하지만 포스터 속 그 사람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으로, 이미 오래전에 죽은 사람이었다. 절대로 그 사람일 리가 없었다. 그렇지 않나?
메리는 엉금엉금 기어 보관함 뒤에서 나왔다. 불빛이 너무 어두운 탓에 조금이라도 더 잘 보려고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다가 그만 벽에 세워 둔 긴 빗자루에 발이 걸리고 말았다. 순간, 빗자루가 메리 머리 위로 픽 쓰러졌다.
“아얏!”
메리가 머리를 손으로 문지르며 소리쳤다. 그러고는 뿌루퉁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람들이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메리를 쳐다보았다.
-7~10쪽에서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_알베르트 아인슈타인
1905년의 스위스로 간 배리 박사와 메리. 아인슈타인은 메리에게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E=mc²)와 특수 상대성의 이론, 그리고 “시간은 물체의 운동에 따라 다르게 흐른다.”는 일반 상대성 이론을 설명해 준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독일 태생의 유대계 이론 물리학자로, 상대성 이론을 발표해 과학계의 혁명을 이끌었다. 1921년에 ‘광전 효과를 발견하고 이론 물리학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아인슈타인의 뇌는 지금도 그 일부가 미국 필라델피아의 의학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책상에 쌓여 있던 서류 뭉치를 바닥으로 휙 쓸어 버리고는 그 자리에 머그컵 하나를 내려놓았다.
“머그컵이 어느 쪽에 있지? 책상 왼쪽? 아니면 오른쪽?”
“오른쪽이요.”
“에이, 나한테는 아닌데?”
아인슈타인이 책상 건너편에서 소리쳤다.
“이쪽으로 와 봐. 여기서 보면 왼쪽이거든. 그렇지? 모든 것은 다 상대적이야. 네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서.”
그러자 메리가 마셜 교수를 힐끗 쳐다보고서 대꾸했다.
“물론 그렇죠. 하지만 그건…… 너무 뻔한 얘기 아닌가요?”
“그렇지, 그러면 여기에다가 움직임을 더해 볼까? 자, 이 머그컵을 우주선에 싣는 거야. 그리고 그 우주선이 네 옆을 지나간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네가 가만히 서 있다면 그 머그컵의 속도를 계산할 수 있을 거야, 그렇지? 아주 쉬워. 그런데 만약 네가 다른 우주선에 타고서 아까 그 머그컵을 실은 우주선과 다른 방향으로 간다면? 그럴 경우엔 어떻게 하지? 그땐 그 머그컵이 너와 네 운동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을 뿐이야.
사람들은 지금까지 어떤 고정된 위치가 있다고 가정해 왔어. 그리고 그 위치에서 모든 운동을 다 측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야. 모든 건 상대적이거든! 공간도, 운동도! 심지어 시간도 그래! 딱 하나 예외가 있는데, 바로 빛의 속도야. 그건 절대로 변하지 않거든. 아주 흥미롭지 않니? 빛은 네가 우주의 어느 곳에 있든, 얼마나 빨리 움직이든 상관없이 항상 1초에 299,792,458미터를 가니까. 그리고 이 세상에 빛보다 빠른 건 없어. 속도의 한계라고 할 수 있지.”
“사실 빛의 속도 때문에 짜증이 좀 나긴 해요.”
메리가 투덜거리자 마셜 교수가 끼어들었다.
“우주여행을 매우 어렵게 만드니까요. 재미있는 곳으로 가는데 시간이 엄청나게 오래 걸리거든요.”
“그래, 빛의 속도는 언제나 일정하지. 불행하게도 말이야.”
아인슈타인이 메리를 바라보며 대꾸했다. -23~24쪽에서
 
DNA 이중 나선 구조 _제임스 왓슨 외
1953년 영국의 킹스 칼리지.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 모리스 윌킨스, 로절린드 프랭클린은 엑스선 51번 사진으로 DNA 이중 나선 구조를 어떻게 발견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밝힌다.
안타깝게도 로절린드 프랭클린은 1958년 4월에 난소암으로 사망했다. 그때 나이가 서른일곱 살이었다. 그리고 제임스 왓슨, 프랜시스 클릭, 모리스 윌킨스는 1962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핵산의 분자 구조를 알아내고 그것이 몸 안에서 어떻게 정보를 전달하는지 밝혀낸’ 공로가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세포가 어떻게 증식하고 성장하는지를 알아낸 거라고. 그것도 여전히 똑같은 DNA를 갖고서 말이야. 자, 머릿속에 지퍼를 한번 떠올려 봐. 지퍼가 맞물리는 곳은, 다시 말해서 각각의 이는 정해진 자리에 있어야 해. 지퍼를 제대로 여닫으려면 말이야, 그렇지?”
“네, 그런 것 같네요.”
메리가 입고 있던 조끼의 지퍼를 내려다보며 건성으로 대답했다.
“이중 나선 구조도 그런 식이야. 그러면 이번에는 지퍼의 이가 네 개의 모양으로만 이루어져 있다고 상상해 봐. 그 모양은 조금씩 다르게 생겼지. 지퍼를 여닫으려면 양쪽의 한 쌍이 완벽하게 일치해야 해, 그렇지? DNA는 세포 분열이 일어날 때 그 지퍼가 열린단다. 그렇게 열린 두 개의 가닥은 각자 일치하는 가닥을 만들어야 해. 그래야 지퍼를 제대로 올릴 수 있으니까. DNA 이중 나선은 이런 식으로 지퍼를 열고서, 서로 똑같은 DNA 분자를 두 개 만드는 거야. 어때, 멋지지 않니?”
프랜시스가 두 눈을 빛내며 메리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정말 나무랄 데가 없는 구조야. 자랑하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는 생명의 비밀을 밝힌 거지.”
“이걸 다 어떻게 알아내셨어요?”
메리가 호기심 가득한 눈길로 물었다.
“모리스가 직접 찍은 엑스선 사진들을 우리한테 보여 주었거든.”
제임스가 말했다. 그러자 로절린드가 목청을 크게 가다듬었다.
그걸 보고 프랜시스가 얼른 덧붙였다.
“아, 그래. 모리스는 로절린드가 찍은 엑스선 사진들도 몇 장 보여 주었어. 사진이 참 잘 나왔단다. 특히 ‘51번 사진’은 아주 훌륭했지. DNA 구조를 거의 그대로 보여 주었거든. 우리가 퍼즐을 맞추는 데 필요한 마지막 조각이 바로 그 사진이었으니까. 정말로 운이 좋았지.”
“내 사진을 봐도 되냐고 물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로절린드가 투덜거렸다. 왠지 화가 난 것 같았다. -67~68쪽에서
 
병든 세포만 골라서 공격하기 _거트루드 엘리언
이번에는 메리와 마셜 박사가 1998년의 미국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바로 엘리언의 박사 학위 수여식! 엘리언은 이미 10년 전에 신약을 개발해서 난치병을 치료한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했지만, 박사 학위를 받는 이 순간이 더 좋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메리에게 상을 좇지 말고 하고 싶은 연구를 하라고 조언한다.
거트루드 엘리언은 미국의 생화학자이자 약학자로, 1988년에 ‘약물 치료이 중요한 원칙을 발견한’ 공로가 인정되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더. 그 후로도 후천적 면역 결핍 증후군에 쓰이는 약 AZT의 개발을 이끌어 낼 혁신적 연국 방법으로 수많은 신약을 개발했다.
엘리언이 핸드백 안을 뒤적였다. 그러다 구깃구깃한 봉투를 하나 꺼냈다.
“메리, 상이나 명예 같은 건 거들떠보지 마. 내가 받은 것 중에서 최고는 바로 이 편지란다. 몇 주 전에 받았지. 16년 전에 신장 이식을 받고서 우리가 만든 약으로 치료를 받은 여성이 보낸 거야. 신문에서 조지의 사망 기사를 보고 내게 편지를 쓴 거지. 여기엔 ‘두 분의 발견 덕분에 제 삶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답니다.’라고 적혀 있어.”
메리는 엘리언이 곧 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엘리언의 얼굴에는 결연한 표정이 나타났다. 엘리언이 열다섯 살에 지었던 그 표정과 똑같아 보였다.
“사람들은 내 인생의 목표가 노벨상을 받는 거였냐고 물어봐. 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야. 왜냐고? 노벨상을 못 받으면 그 인생은 전부 헛된 것이 될 테니까. 우리의 목표는 사람들의 병이 나아지는 거였어. 그리고 거기서 얻는 만족감은 그 어떤 상보다도 훨씬 크지.”
엘리언이 메리를 바라보며 진지한 얼굴로 덧붙였다.
“얘야, 상 받는 데 연연하느라 인생을 낭비하지 마.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도록 해. 그러면 그건 전혀 일처럼 느껴지지 않을 거야. 그리고 그 일이 설사 힘든 거라 하더라도 용기를 내서 도전해 봐. 가치 있는 건 쉽게 나오지 않는 법이거든.” _124~125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