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출판사
도서정보
#좋아요의 맛
미나 뤼스타 지음 | 손화수 옮김
2020. 09. 23
9,800원
168 페이지
9791156752752

“그 어떤 아름다움도 내면의 아름다움에 비할 수 없다“
SNS의 이면, 채 자라지 못한 ‘현실의 나’를 일깨우는 성장 소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SNS’란 어떤 의미일까? 궁금한 것이 생기면 이제는 초록 검색창 대신 유튜브를 연다고 하는 시대인 만큼 온갖 정보가 가득한 백과사전일 수도, 이동하는 시간 혹은 잠자리에 들기 전처럼 애매하게 남는 시간을 때우기에 적당한 놀이 수단일 수도, 이도저도 관심 없는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시간(S) 낭비(N) 서비스(S)’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사회가 정한 개념을 살펴보면, SNS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구축해 주는 온라인 서비스’라고 한다. 관심사와 여러 활동을 공유하면서 공감대를 형성,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매체라는 뜻이다. 즉, 모든 SNS 매체는 지식이든 일상이든 ‘내’가 가진 어떤 것들을 공개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그렇기에 어떤 이들이 ‘SNS란, 나 자신’이라고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좋아요의 맛》은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평범하고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주인공 마리에가 얼결에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생각지도 못한 인기와 유명세로 난생처음 타인의 관심을 얻게 된 마리에,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것과 잃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겉으로 보여지는 것을 신경 쓰면서 진정한 자신을 점점 더 감추게 되는 요즘, 우리의 모습을 여러모로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마음가짐을 바꾸면 삶도 바꿀 수 있다”
지루했던 예전은 싫어! ‘좋아요’, 그거 늘리려면 뭘 해야 돼?
 
마리에는 엄청난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왜냐하면 SNS를 이용해서 자신을 알려 보라는 청천벽력 같은 과제를 받았기 때문. 물론 시대의 흐름에 따라 SNS를 해 보려고 시도한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금세 포기했다. 학교 내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를 가진 헤디처럼 풍성하고 반짝이는 머리칼을 가진 것도 아니고, 생김새나 옷차림이나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자신에게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은 탓이었다.
마리에가 SNS를 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친구, 에스펜 때문이기도 하다. 자기 주관이 뚜렷한 에스펜은 파워 블로거인 엄마와 말싸움을 벌일 정도로, SNS에 빠져 온종일 매달리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여기는 소꿉친구이자 첫사랑 상대이다. 마리에는 그런 에스펜에게 잘 보이려고 가고 싶은 파티에도 관심 없는 척, 재미를 느끼는 일들도 흥미롭지 않은 척하며 자신을 꾹꾹 눌러 왔다.
그렇게 고민만 하다가 어느덧 과제 발표일이 다가오고, 마리에는 에스펜의 도움을 받아 화장을 하거나 춤을 추는 나름의(?) 도전적인 모습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기로 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 삐걱대고, 어설프고, 덜컹거리는 마리에의 모습이 예상외의 호응을 일으키고, 마리에는 모르는 사람이 사진을 찍자고 할 만큼 유명세를 얻게 된다.
하지만 마리에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이전의 삶은 점점 더 멀어지기만 한다. 불현듯 등장한 레아라는 여학생의 이름이 마리에 대신 에스펜과 엮여 여기저기서 들리는 데다가 마리에의 인기를 이용하려 은근슬쩍 다가온 헤디까지, 새로울 것 하나 없던 마리에의 일상을 어지럽히는 사건들이 연달아 터진다. 좋지만 좋지 않은, 원하지만 원치 않는 이 애매하고도 양가적인 감정 속에서 마리에는 자신의 중심을 찾지 못하고 계속 흔들리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SNS에서 활동하는 이들이라면 꼭 참여해야 하는 ‘#감동적인 이야기’ 주간이 찾아오고, 마리에는 뻔하고 지루한 자신의 이야기 대신, 독특하고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기로 한다. 바로 아빠가 집을 나간 후, 거식증에 걸릴 만큼 크게 상처 입었던 에스펜의 슬픈 과거를…….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릴 것이다”
기회와 선택, 세상에서 가장 뻐근하고 아린 성장통의 맛
 
인터넷이 각 가정에 보급된 이후, 시공을 뛰어넘는 온라인 소통 창구는 수없이 변해 왔다. 또, 그 안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 또한 다양하게 바뀌어 왔다. 백문 백답처럼 자신의 개인 취향과 정보를 줄줄이 늘어놓던 때도 있었고, 간결한 이미지에 감성적인 글귀 한 줄을 더하던 때도, 자신과 꼭 닮은 미니미를 꾸며 놓았던 때도 있었다. 온라인 사용 방법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듯한데, ‘일상 침투력’이 훨씬 심각해졌다고 느껴지는 것은 대체 왜일까? 얼마 전에 한 기관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SNS 이용률은 세계 3위로, 전 세계 평균의 약 1.8배라고 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플랫폼을 만든 미국보다도 한참 높은 비율이다.
이렇듯 자신을 홍보하는 수단으로서 온라인 매체 활용이 당연시된 시대라고는 하나, 위와 같은 통계를 보면 SNS 사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나 자아가 한창 형성되고 있는 사춘기 시기의 아이들을 향한 우려는 더더욱 깊다. 일상과 인간관계의 범위가 좁은 청소년기에는 자신의 존재감을 평가할 수 있는 ‘팔로워’나 ‘좋아요’ 수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하고, 이는 곧 타인을 모방한 삶이나 그럴싸해 보이도록 꾸며낸 삶에 익숙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이 책 또한, SNS에 매몰되어 삶의 중심이 바뀌어 버린 한 소녀의 모습을 낱낱이 그려 낸다. 하지만 ‘사건’에 초점을 맞추어 SNS의 유해성이나 중독 현상을 직접적으로 꼬집기보다는 SNS와 현실, 즉 ‘되고 싶은 나’와 ‘진짜 나’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소녀의 ‘심리’에 집중한다. 싫어하는 건 없지만 좋아하는 것도 없는, 하고 싶은 건 없지만 딱히 원치 않는 것도 없는 갈대 같은 시기, 그래서 주변에 휩쓸리기 쉬운 시기의 감정을 섬세하게 쫓는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같은 시기를 지나며 저마다 느꼈을 고민, 불안, 두려움 등의 감정을 떠올려 주인공의 상황과 선택에 공감할 수 있게끔 한다. 
누구에게나 한 번쯤 폭풍처럼 삶이 변화하는 때가 찾아온다고 한다.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흐름을 온몸으로 맞다 보면, 어지간히 뿌리를 깊게 내리지 않은 이상은 쉽게 휩쓸려 버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 또한 성장의 한 과정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순식간에 어둠이 내려앉아 나와 내 그림자의 경계를 지워(167쪽)” 버리더라도 어딘가에서 길을 밝혀 줄 빛이 켜질 것이라고, 그 어둠을 지났기에 우리는 모두 예전보다 ‘나’다운, 조금 더 단단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이다.

 
지은이 : 미나 뤼스타 
노르웨이에서 태어났으며, 십여 년간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해 왔다. 지금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문학 작품을 쓰고 있다. 특히 사춘기를 지나는 아이들을 주로 주인공으로 삼고 있는데, 급격하게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느끼는 두려움이나 불안, 고독, 외로움과 같은 섬세한 내면을 탁월하게 묘사한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작품으로 《발표하기 무서워요!》가 있다.

옮긴이 : 손화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어를 공부한 후, 노르웨이로 건너가 크빈헤라드 코뮤네 예술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때부터 노르웨이의 백야와 극야를 벗 삼아 책을 읽으며 다양한 도서를 우리말로 옮겨 왔다. 2012년에는 노르웨이국제문학협회(NORLA)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번역가 상’을 받았다. 그동안 옮긴 책으로 《나의 작고 커다란 아빠》 《나는 그때 왜 비겁했을까?》 《초록을 품은 환경 교과서》 《나는 거부한다》 《나의 투쟁》 외 여러 권이 있다.
 

 
세상을 움직이는 해시태그 ㆍ 7
우리 둘만의 점심시간 ㆍ 14
특별하거나 특별하지 않거나 ㆍ 22
New! 헤디의 헤어 프로필 ㆍ 34
내가 웃기다고 ㆍ 46
‘#너드’, 인터넷 스타가 되다 ㆍ 59
SNS 퀸 헤디 클럽 ㆍ 72
너드와 하트 사이 ㆍ 80
어긋난 우정 ㆍ 92
짝사랑의 끝 ㆍ 104
누군가의 아픈 상처 ㆍ 117
가짜들만 모인 가상의 세계 ㆍ 130
위선자로 산다는 것 ㆍ 139
앗, 너드 경보 ㆍ 147
모두 삭제, 그리고 새로 고침 ㆍ 158
 

 
[세상을 움직이는 해시태그]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지루하고 평범한 아이라고 생각하는 마리에. 파워 블로거인 엄마와 가만있어도 눈에 띄는 소꿉친구 에스펜 사이에 끼어 더더욱 존재감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과제가 떨어진다. 바로 ‘SNS상에서 자신을 알려 보라’는 것! 
 
월요일 아침, 사회 시간이었다. 클라스 선생님은 수업을 하다 말고 뜬금없이 이렇게 말했다.
“요즘 세상을 움직이는 건 누가 뭐래도 ‘해시태그’야.”
인터넷에 관심이 많은 선생님은 살짝 상기된 표정으로 아이들의 반응을 살폈다. 하지만 다들 그저 무덤덤하기만 했다.
“금요일부터 새로운 과제를 시작할 거야. 그때까지 각자 SNS상에서 자신을 표현할 만한 주제를 생각해 보기 바란다.”
선생님은 칠판에 해시태그를 그리고는 손으로 턱수염을 쓰다듬었다.
“이번 과제를 하려면 먼저 어떤 SNS 채널을 이용할지 결정해야 해. 각자 자신에게 맞는 걸로 잘 선택해 봐.”
무슨 생각에선지 선생님이 큰 소리로 웃었다. 하지만 연두색 벽으로 둘러싸인 이 교실에선 열정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_7~8쪽에서

[내가 웃기다고?]
몇 날 며칠을 고민해도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는다. 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헤디처럼 스타일이 좋은 것도 아니고, 에스펜처럼 뭔가를 뛰어나게 잘하는 것도 없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나오는 건 한숨뿐일 때, 에스펜이 힌트를 던져 준다. 나의 ‘엉뚱하고 괴짜 같은 면’을 살려 보라고.
 
나는 책상에 이마가 닿도록 고개를 푹 숙였다.
“금요일이면 반 아이들 앞에 서서 이렇게 말하겠지. ‘안녕, 나는 마리에라고 해. 나는……, 음……,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아이야. 엄청나게 재미없어.’”
에스펜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마리에, 넌 전혀 평범하지 않아.”
나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속에서 부아가 훅 치밀었다.
“지금 장난칠 기분 아니거든.”
하지만 에스펜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진짜야. 내가 아는 아이들 중에서 네가 제일 웃겨. 지난번 머리 모양이나 어정쩡한 춤, 또 입에서 캐비어가 튀어나오는 건 말할 것도 없지. 네가 보낸 메시지를 읽으면 기분이 참 좋아져.”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정말이라니까! 나는 너랑 백만 시간도 넘게 알고 지낸 사람이야. 내가 너한테 허튼소리를 한 적 있어?”
에스펜이 내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너만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바탕으로 뭔가를 만들어 봐. 바로 그 어설프고 괴짜 같은 성향을 살리는 거지.” _51~52쪽에서

[‘#너드’, 인터넷 스타가 되다]
마리에는 에스펜의 조언을 따라 평소의 모습을 영상으로 몇 개 찍어 보기로 한다. 머리를 매만지고, 걸그룹 춤을 따라 하고, 화장을 하는 평범하디 평범한 영상들……. 하지만 손댈수록 사자 갈기처럼 솟아오르는 머리, 경련이 일듯 자유롭게 나부끼는 팔다리, 제자리에 발리지 못하는 화장 영상에 모두가 폭소를 터뜨리고, 마리에는 모두의 주목과 관심을 끌게 된다. 이게 정말로 통했다고?
 
마지막으로 화장을 하는 영상이 재생되었다.
“아얏!”
내 비명에 맞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더욱 커졌다. 그 반응에 헤디가 안절부절못하며 몸을 배배 틀었다. 율리아가 눈치 없이 소리 내어 웃다가, 헤디가 째려보자 후다닥 입을 다물었다.
영상은 화장을 마친 내 얼굴과 내가 참고했던 소녀의 사진을 비교하는 장면으로 끝이 났다. 아이들이 모두 배꼽을 잡고 웃었다. 심지어 마지막에는 헤디까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와, 마리에!”
“정말 대단하다!”
클라스 선생님이 아주 흡족한 표정으로 박수를 쳤다. 아이들도 선생님을 따라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해시태그 ‘너드’. 영상이 끝나기도 전에 바로 구독 버튼을 눌렀지 뭐야. 그것 봐, 내가 뭐라고 했니?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특별함이 있다고 했잖아, 마리에.”
그러고는 의미심장하게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어쩌면 새로운 SNS 스타가 탄생할지도 모르겠는걸.”
순간, 나를 노려보는 헤디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SNS 스타가 된다고? 말도 안 돼. 세상 사람들이 모두 정신이 나가지 않는 한 그럴 리가 없어…….’ _62~63쪽에서

[누군가의 아픈 상처]
영상을 업로드한 이후, 마리에의 삶은 새로운 것들로 가득해졌다. 전에 없던 주목, 새로운 친구,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 하지만 하나 둘씩 사라지는 것도 있었다. 점심시간의 자유, 알아보는 이 없는 편안함, 그리고 하나뿐인 친구 에스펜……. 언제부턴가 에스펜과 엮여 들리고 있는 ‘레아’의 이름이 신경 쓰일 무렵, 마리에에게 새로운 고민이 생긴다. 인플루언서들이라면 꼭 참여해야 할 ‘#감동적인 이야기’ 주간에 어떤 이야기를 풀어 놓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몸이 더욱 뻣뻣해졌다. 부모님들의 이혼은 특별할 게 없었다. 사실 엄마와 아빠조차 별로 힘들어하는 것 같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중요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공유할 때는 입 밖으로 내기 힘든 것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휴대폰에 적어 둔 메모를 다시 읽었다. 타인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이야기이자 헤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이야기……. 그럴 수 있는 이야기는 딱 하나밖에 없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내가 해도 되는 걸까? 이름만 밝히지 않으면 괜찮을까? 나는 ‘에스펜’을 ‘친한 친구’로 수정해 보았다.
 
· 친한 친구가 거식증에 걸렸던 이야기
수정을 하고 나니까 조금 나은 것도 같았다. _123~124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