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출판사
도서정보
버지니아 울프(시대를 앞서간 불온한 매력, 시대를 앞서 간 불온한 매력)
나이젤 니콜슨 저 ·안인희 역
2006. 02. 06
14,000원
287페이지
8971844604

'의식의 흐름' 기법을 개척한 20세기의 여성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삶과 작품 세계에 관해 쓴 평전. 근면하고 강인한 생활인,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예술가로서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었다. 또한 시대를 앞서간 페미니스트로서의 내면을 촘촘히 그려내며, 여성 문제와 전쟁의 본성에 대한 버지니아의 입장을 검토하고자 했다.



지은이 나이젤 니콜슨은 영국의 작가 헤럴드 니콜슨과 비타 새크빌-웨스트(버지니아 울프와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한동안 애인이기도 했던 여성) 사이에 태어났다. 그는 집안의 기록들과 사적인 경험을 끌어와 매혹적이고도 영향력 있는 한 여성 작가의 초상을 그린다. 버지니아의 지극히 사적인 모습과 그에 대한 다양하고 상반된 관점들을 보여주면서, 때로는 지은이 자신의 해설과 비판을 곁들였다.



초기 여성운동을 대변하는 논쟁문서인 <자기만의 방>과 <3기니> 등 울프 작품들의 배경과 그에 얽힌 에피소드도 함께 읽어냈다. 작가로서의 면모에 대해서는 지은이의 어머니인 웨스트 비타의 견해를 들어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을 취했고, 울프의 정신질환이나 어린 시절의 사건들도 자극적이지 않은 언어로 서술했다.

나이젤 니콜슨
나이젤 니콜슨(NIGEL NICOLSON)

나이젤 니콜슨은 자신의 부모 헤럴드 니콜슨과 비타 새크빌-웨스트(VITA SACKWILLE-WEST)의 전기인 <결혼의 초상 PORTRAIT OF A MARRIAGE>과 자신의 추억인 <긴 생애 LONG LIFE>를 썼다.
그밖에도 정치와 예술에 관한 책들을 썼고,전기 <메리 커즌 MARRY CURZON>로 휘트브레드(WHITBREAD) 상을 받았다.
오랫동안 영국 하원의원을 지냈으며, 위든필드와 니콜슨 출판사의 공동 설립자이다. 현재 영국 사적 보존협회 소유인 잉글랜드의 시싱허스트에 살고 있다.

1. 그녀는 언제나 아름다웠지만 한 번도 예뻤던 적이 없었다(1882-1904)
2. 삶에 대한 미친 관점(1904-1909)
3. 블룸즈버리식 우정(1909-1911)
4. 악몽의 세계(1911-1915)
5. 공감하는 정신들(1915-1923)
6. 비밀스럽고 은밀한 것(1922-1924)
7. 오, 이게 바로 삶이지(1924-1927)
8. <올랜도> 이야기(1928)
9.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책(1928-1931)
10. 살아있는 가장 위대한 여성 작가(1932-1935)
11. 가장 대중적인 성공(1935-1936)
12. <3기니>의 현실(1937-1938)
13. 생각하는 즐거움을 나누다(1936-1940)
14. 전쟁에 대한 둔한 분노(1939-1940)
15. 정복되지도 굴복하지도 않은 채...(1941)

- 감사의 말
- 버지니아 울프 연보
- 작품 목록
- 기타 참고문헌
- 옮긴이의 말

그녀는 제인 오스틴이 소녀 시절 가졌던 익살 비슷하게 자신을 비웃고 다른 사람들을 흉내 내는 재능이 있었다. 악의는 없지만 찬성보다는 반대를 더욱 재미있게 여겼다. 우울증에 걸린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런던에서 지내는 것을 재미있어 했다. 시골도 마찬가지였다. 1899년 헌팅던셔에서 휴가를 보낼 때 그녀는 엠마 본에게 이렇게 써 보냈다.“친구들이 펜(Fen)의 늪지를 좋아할 수 있느냐가 그들이 미래의 친구가 될 것인지 아닌지를 가늠하는 시험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하루 종일 그곳에 대한 책들을 읽고 소네트를 쓰고 싶다. 그곳은 정신과 육체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다. 그리고 만족감과 크림을 얹은 감자와 삶의 온갖 즐거움이 있는 곳이다.”
버지니아는 관찰의 재능을 연마하였고, 정상적인 것의 기묘함보다는 그 신비에 더욱 마음이 끌렸다. 그녀는 공식적인 교육이 거의 필요없었다. 역사와 문학을 통하여 스스로 길을 찾아나갔고, 평생 동안 언제나 공부를 계속하였다. --- p.23
사실 ‘미쳤다(mad)’는 말은 버지니아의 가족과 그녀 자신이 그녀의 상태를 약간 비웃는 뜻으로 사용한 말이었다. 그들은 이것이 지나갈 것임을 알고 있었고, 일단 지나고 나면 마치 폭풍우가 하늘을 깨끗이 씻어놓듯이 그녀의 정신이 말갛게 씻길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삶에 대한 미친 관점은 그 자체로 이야기할 것이 많다.”라고 그녀는 엠마 본에게 써 보냈다. 상상력이란 느긋하게 풀어주는 것이고, 자신의 가장 훌륭한 아이디어 일부는 자신이 그것을 기록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상태에 있을 때 나왔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 그녀의 발작은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농담 수준이 아니었다. 어머니가 죽은 뒤에도 버지니아는 아주 이상한 반응을 보였는데, 아무 이유도 없이 실신하고, 누군가 말을 걸면 얼굴을 붉히고, 한동안 불면증과 두통에 시달렸었다. 하지만 1904년 5월에서 8월 사이에 나타난 두 번째 발작은 더욱 심각하였다. 그녀는 먹으려들지 않고 가장 가까운 친구들을 모욕하였다. [...] 《댈러웨이 부인》(1925)에 나오는 셉티무스 워런 스미스처럼 그녀도 자살하기 위해 창문에서 몸을 던졌지만, 창문이 너무나 땅에 가까워서 실패하였다. --- pp.32~33
1920년 4월에 버지니아는 세 번째 소설이며 첫 실험 소설인《제이콥의 방》을 쓰기 시작하였다. 그녀가 여기서 탐색한 것은 “우리가 말하지 않는 것들”로서, 중요한 진실을 빙빙 돌려서 말하는 방식이었다. 직접적인 서술로 성격을 묘사하지 않고, 그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통하여 묘사하는 것이다. 그녀는 새로운 친구인 제럴드 브레넌에게 보낸, 자신의 작품에 대해 쓴 정말로 드문 편지 한 군데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내게는 인간의 영혼이란 언제나 지금 이곳에서 새로이 방향을 잡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것은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누구도 그것을 전체로 볼 수는 없어요. 우리의 가장 훌륭한 무엇이, 언제나 움직이고 있는 코나 어깨, 돌아서는 어떤 것을 흘끗 보는 거예요. 그런데도 내게는 휴 월폴 또는 웰스 등등과 함께 자리 잡고 앉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아주 훌륭한 괴물들의 커다란 초상화를 그리는 것보다는 이렇게 흘끗 바라보는 것이 더 낫게 생각됩니다.” --- pp.108~109